지구에 심는 희망 한 그루 – 다솜이 자원봉사(샘물가족)

2013년 4월 5일 | 가족 환경 자원봉사, 활동후기



나른한 토요일 아침, 원래는 자야 할 시간이지만 아빠가 깨우셨다. 며칠 전부터 말씀하셨던 나무 심기 행사 때문이었다. 비몽사몽한 상태로 아침식사를 하였다. 아침밥을 먹고 나니 어느새 8시 30분이었다. 서둘러 옷을 입고 이를 닦았지만, 결국 예정시간보다 20분 늦은 9시에 출발하고 말았다.

 

 

 

차를 타고 출발했다. 내비게이션을 보니 도착 예정시간이 9시 57분이었다. 엄마께서 고속도로를 열심히 달리셔서 예정시간을 9시 50분으로 댕겨놓으셨다. 그런데 실수로 고속도고 출구를 지나쳐버려서 다시 58분으로 예정시간이 바뀌어 버렸다. 거의 다 다 왔을 때쯤 산을 하나 넘었는데, 정말 길이 구불구불했다.

 

 

 

중앙주차장에 도착해서 얼른 내려 ‘완도집’이라는 식당으로 뛰어갔다. 우리가 마지막으로 왔다. 하지만 초등학생 때의 다급함이 중학생이 되면서 사라져 버렸기에 그다지 심정이 복잡하지는 않았다. 야릇한 기분이었다.

 

 

 

어쨌든, 행사가 시작되었다. 일단 팀명(가족명)을 정하였다. 내가 잘 합쳐질 수 있는 물을 비유해 샘물 가족이라 하자고 하였다. 그래서 우리 가족은 ‘맑고 깨끗한 샘물’가족이 되었다. 그 사이에 희나는 우리가 심을 나무에게 달아줄 띠에 소망과 바람을 적었다. 팀명을 내가 발표했는데, 내가 발표하러 일어설 때 한숨을 쉬어서 모두가 한바탕 웃었다. 발표자의 고통이랄까? 나는 발표를 하기 전에는 이걸 어떻게 발표해야할지 걱정이 되어서 한숨을 쉬었을 뿐이었다.

 

 

 

팀명 발표 후에는 숲의 중요성과 나무 심는 방법에 대해 강의를 들었다. 우리가 산 가장자리에 심는 이 나무들은 바람이 산 능선을 타고 지나갈 수 있게 해 준다고 한다. 그래서 이 나무들이 없으면 다른 산 가장자리에 있는 나무들은 강한 바람이 불면 쓰러진다고 한다. 우리가 심는 나무는 산딸나무와 조팝나무였다. 심는 방법은 간단하면서도 어려웠다. 일단 심을 자리를 정하고 그 자리에 있는 낙엽 등을 한쪽에 모아둔다. 그리고 위쪽에 있는 낙엽이 부식되어 기름진 검정색 흙을 또 한쪽에 모아둔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안쪽으로 땅을 파고 그 판 흙을 또 쌓아둔다. 그리고 검정색 흙을 구덩이에 얕게 깔고, 나무를 넣은 뒤(이 때 나무의 줄기 아랫부분 중 약간이 땅 속에 더 들어가게 넣는다.) 마지막으로 판 흙으로 구덩이를 메꾼 뒤, 나무의 줄기를 조금 들어서 올려준다. 그리고 그 주변을 꾹꾹 밟아준 뒤, 낙엽 등으로 흙을 덮으면 끝이다.

 

 

 

아, 그전에 나무에게 해 줄 일이 있다. 우리가 이사를 오면 새집증후군에 걸리듯이, 나무도 이식쇼크사로 죽을 수 있다고 한다. 그래서 물과 흙을 섞어 팥죽처럼 된 것에 나무의 뿌리를 적셔 주어야 한다.

 

 

 

한 시간 동안의 설명이 끝나고 질문 시간을 가졌다. 나는 나의 식충식물인 네펜데스에게 벌레를 주지 않아도 살 수 있냐고 질문을 해 보았다. 선생님께서 네펜데스는 원래 강산성 토양에서 자라는데, 그 토양에서 영양분을 섭취할 수 없기 때문에 벌레를 먹는다고 하셨다. 그런데 내가 키우는 네펜데스는 강산성 토양에서 사는 것이 아니니 괜찮다고 하셨다. 다행이었다.

 

 

 

드디어 점심식사가 시작되었다. 열심히 설명을 듣고 먹으니 더 맛이 있었다. 어느 새 두 공기를 해치워 버렸다. 점심식사를 한 후 축구공이 있기에 볼 컨트롤을 하고 놀았는데, 어떤 선생님께서 공을 뺏으셨다. 그래서 나도 공을 다시 뺏었다. 나는 원래 축구를 잘 하는 편이 아닌데 오늘따라 공이 내 마음을 잘 따라 주었다. 예전에는 안 되던 기술도 되었다.

 

 

 

이제 기다리고 기다리던 나무심기 시간이 되었다. 원래는 우리가족은 산딸나무만 심는 줄 알았는데 두 종류의 나무 다 심는 것이었다. 나무를 들고 심을 곳으로 가는데 나무가 바스락거리는 소리가

 

 

 

‘어, 여기 어디지? 나 좀 빨리 심어주세요!’

 

 

 

라는 말처럼 들렸다.

 

 

 

우리 가족의 산딸나무는 모서리 쪽에 배치되었기 때문에 다음번에 찾기가 쉬울 것 같았다. 땅을 파는데 계속 돌이 나와서 돌을 골라냈다. 그런데 나중에 선생님께서 돌은 식물의 뿌리를 잡아주는 좋은 역할을 한다고 하셨다. 아무 쓸모도 없을 줄 알았던 돌멩이가 그런 역할을 한다니, 놀라웠다.

 

 

 

산딸나무 한 그루와 조팝나무 여덟 그루 가량을 심은 뒤 잠시 휴식시간을 가졌는데, 옆에 흐르고 있던 작은 개울에 도롱뇽 알이 있었다. 신기했다. 그리고 파이프 관으로 날아들은 작고 귀여운 새 한 마리도 보았다. 아쉽게도 파이프 관 안은 어두워서 사진을 찍지 못하였다.

 

 

 

산딸나무 팀과 조팝나무 팀으로 나누어져 트래킹을 시작하였다. 산에는 화상을 입은 나무, 딱따구리가 구명을 판 나무가 있었고 우유 곽으로 만든 새집도 보았다. 선생님의 설명을 들으며 걸으니 더 보람찼다. 남한산성곽에서 기념사진을 찍은 후 내려왔다. 도롱뇽 알이 하나 더 있었다.

 

 

 

드디어 트래킹이 끝났다. 그리고 활동을 마무리하며 소감을 시로 두 줄씩 적어 가족끼리 시를 만들어 발표를 했다.

 

 

 

정말 오랜만의 보람찼던 봉사체험 활동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