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모임] 생태인문학 책읽기모임 “놀밥” 8월 만남

2023년 8월 25일 | 회원소식

더위가 그친다는 처서를 하루 앞둔 8월 22일 화요일 4시, 녹색교육센터의 회원 모임인 생태 인문학 책 읽기 모임 [놀밥]의 올해 여섯 번째 모임이 있었습니다. 소나기가 오락가락하는 변덕스러운 날씨에도 열세 분의 [놀밥] 회원분들이 참석하셔서 소중한 의견 나누어주셨습니다.

이번 8월 [놀밥]에서는 2019년 한국 과학 문학상 장편 부문 대상을 받은 천선란 작가의 <천 개의 파랑>을 읽고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올여름을 보낸 소회와 근황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 후 임주영 활동가님의 저자와 작품 소개를 시작으로 서문을 열었는데요, 해당 책은 동물권, 휴머노이드 로봇, 상처받고 소외된 각계각층의 다양한 시선과 목소리를 담아내려는 시도가 돋보인 작품이었습니다. 작가가 2019년 시점에서 근미래인 1935년을 내다보고 쓴 글임에도 2023년을 사는 우리들의 모습과 이질감이 느껴지지 않는다는 의견에 많은 회원분들이 공감하셨고 걷잡을 수 없는 속도로 앞당겨지고 있는 소설 속 현실과 챗 GPT를 비롯한 AI 인공지능 기술 확산에 우려를 표하셨습니다.

신기술의 접근과 제공에서 불거지는 불평등 문제, 취약계층의 소외, 관계 속 소통의 부재, ‘인간성’의 재정의와 회복, AI가 가져올 윤리 문제와 AI와 인류의 공생 해법에 대한 문제도 함께 고민해 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많은 SF 소설이 다뤄왔던 디스토피아적 미래관에서 벗어나 포용과 상생의 따뜻한 마무리가 좋았다는 의견도 많았습니다. 인간보다 더 인간 같은 휴머노이드 ‘콜리’와 안락사 위기의 경주마 ‘투데이’, 그리고 그들을 구원해 준 소녀 ‘우연재’의 만남과 관계 맺음을 축으로 전개되는 <천 개의 파랑>은 급속한 과학의 발전과 효율과 효용의 논리가 지배하는 사회구조 속에서 구조 로봇 다르파가 간과한 3%의 가능성, ‘느림’의 가치 그리고 ‘연대’의 힘으로 서로가 서로에게 희망이 될 수 있음을, 희망이 되어야 함을 보여주는 작품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오늘의 놀밥 참석이 천개 중 ‘하나의 파랑’이었다는 손종례 회원님의 말씀에 일동 모두 감동 받았었는데요. 서로의 존재 자체가, 우리가 함께하는 이 시간들이 언제나 ‘파랑’이기를 바래봅니다. 알차고 의미 있는 시간 만들어주신 [놀밥] 회원님들께 감사드립니다. 다음 [놀밥]은 ‘자연과 문화의 이원론을 넘어서는 인류학’ 이라는 부제의<타자들의 생태학>으로 진행됩니다. 9월 19일 화요일 오후 4시 배움터에서 다시 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