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맺음달 녹색여행… 남한산성 둘레길

2009년 1월 15일 | 녹색여행, 활동후기

 

 녹색연합 녹색교육센터에서 주관하는 2008 맺음달 녹색여행 남한산성 따라 걷기에 참여하기 위해 매일 출근할 때와 같은 시간에 일어나 집을 나섰다. 모임장소가 우리 집과 정반대쪽인 마천역, 가 볼 기회가 없었는데 서른 정거장이라는 긴 시간 동안 친척언니와 함께여서 그리 지루하지 않게 갈 수 있었다.

 참가자들의 연령대가 높은 편이었고 아이들과 함께 온 가족들도 있었다. 역에서 출발해 도로를 따라 걷다가 좁은 골목길로 들어서서 가다보니 우리가 올라가야 할 남한산성이 있는 청량산이 모습을 드러냈다. 산 이름이 청량산이어서 그런지 청량감이 느껴졌다.

 


 

 숲 해설가이신 자미샘이 동행해 산을 타는 중간중간 신갈나무, 물박달나무 등 나무들에 대해 설명해 주셨다. 추운겨울을 나기 위해 사람들이 옷을 두텁게 입고 견디는 것처럼 잎이 다 지고 바싹 마른 가지뿐인 나무들도 껍질이 너덜너덜 일어나게 하여(물박달나무) 스스로를 보호한다고 한다. 다른 산에서는 잘 볼 수 없었는데 물박달나무의 껍질이 일어나 있는 모습이 개성있고 운치있어 보였다. 청량산이 흙산이라 했는데 오르다보니 바위, 돌멩이가 많았고 경사도 심해 같이 간 친척언니가 힘들어 하길래 나의 한팔로 지지대 역할을 해줬다. 날이 건조해서 그런지 흙먼지도 많이 날려 입이 꺼끌거렸다.

 남한산성에는 참나무가 많은데 최근 참나무의 에이즈로 불리는 참나무시들음병이 확산되고 있다고 한다. 중간중간 참나무시들음병이라고 쓰여진 노란스티커를 나무에 붙여놓았는데 그 나무에는 새끼손톱만한 구멍이 여기저기 많이 뚫려있었다. 약을 투입한 흔적이라고 했다. 나무도 생명인데 병에 걸려 얼마나 아플까.. 여러군데 뚫어져있는 구멍들을 보니 더 안쓰러운 생각이 들었다. 잘 극복해서 봄에 파릇파릇한 잎새가 돋아나는 건강한 나무가 되기를 바래본다.

 가파른 등산로가 끝나고 성벽을 따라 걷는 완만한 길이 나와서 걷기가 수월해졌다. 해가 비치지 않는 그늘진 곳은 아직 눈이 녹지 않았다. 연주봉 옹성에 올라가니 서울시내가 한눈에 내려다 보였다. 문화해설을 맡으신 산나물님께서 위치를 알려주는데 길치인 나는 어디가 어딘지 전혀 감을 못 잡겠다. 그곳에서 단체사진을 찍고 아침에 나눠준 빵을 간식으로 먹었다. 약간의 휴식시간을 갖고 암문을 지나 수어장대를 둘러보았다. 사람들이 힘들어 하고 시간도 지체되어 원래 계획했던 코스보다 단축하여 수어장대를 마지막으로 성곽 길을 따라 내려왔다.


 

 추운날씨에도 많은 사람들이 남한산성을 찾았고 외국인 가족들도 눈에 띄였다. 남한산성 둘레길을 걸으면 사람들이 우리의 역사를 짧게나마 한번쯤이라도 생각해 보지 않을까. 더 많은 사람들이 이 곳을 찾으면 좋겠다.

 앞으로도 녹색교육센터에서 계획하고 있는 녹색여행이 많다는데 기회가 되면 참여해야겠다. 2008 마지막 토요일, 몸은 추웠지만 의미있고 만족스러운 하루를 보낸 것 같다. 


<이혜성-12월 남한산성 녹색여행 참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