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이 대운하사업으로 들석거렸던 지난 4월,
2차 녹색시민강좌 <시민의 눈으로 바라보는 한반도 대운하 – 물길이 우리에게 말을 걸다>가 혜화동 녹색교육센터 교육장에서 시작되었습니다. 2차 녹색시민강좌는 이명박 정부의 한반도 대운하 공약에 대해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과 함께 한반도 대운하의 사회적, 생태적 영향에 대한 이야기를 시민들과 함께 나누고자 마련하였습니다.
2차 녹색시민강좌의 첫 강의는 서재철 녹색연합 녹색사회국 국장님이 조령터널 계획의 허구성에 말씀해 주셨습니다. 불안정한 석회암 지대이며 과거 탄광지대인 조령터널 구간은 만약 공사를 한다면 그 붕괴 위험이 매우 클 뿐만 아니라 배가 지나가게 된다면 배 스크류의 지속적인 진동으로 인한 터널 안 지진발생의 위험이 있습니다. 폭 20m, 높이 25m의 세계최고의 터널이 될 거라는 조령터널 계획의 허구성을 알게 되었습니다.
한양대 경제금융학부 홍종호 교수님께서는 경제적 타당성 분석을 통한 경부운하의 허구성을 속시원히 말씀해 주셨습니다. 찬성론자들의 경부운하의 경제적 타당성 주장은 적용 방법론이나 이용자료 및 근거에 있어 많은 오류와 비용과소 및 편익과다 추정한 문제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또한 운송수단으로서의 경부운하는 세계적 추세에 역행하고 우리나라의 경제 및 지리적 여건에 맞지 않는 과거회귀형 토목사업일 뿐입니다. 현재로서는 운하계획 백지화가 가장 바람직하여 분야별 전문가들이 포함된 객관적 검증기구를 구성해 그 타당성 여부를 검토해야 할 것입니다.
세번째 시간에는 박진섭 생태지평 부소장님과 함께 경제성 없는 운하건설로 인한 수질오염, 하천생태계 파괴, 홍수피해, 습지파괴 등의 실제 모습을 미국 운하를 통해 살펴보았습니다. 기울기가 심하고 하상계수와 계절에 따른 강수량 편중이 극심한 우리나라의 강은 운하에 적합하지 않습니다. 경부운하는 수많은 수중보와 갑문을 설치함으로써 흐르는 강을 정체된 호소로 만들어 부영양화의 원인을 제공하게 되어 하천생태계를 파괴시키며 수몰 및 홍수피해를 가중시킬 것입니다. 또한 운하 건설시 선박운행을 위한 수심 확보를 위해 강바닥을 굴착하는데 이는 하상 평형을 파괴하여 하천 구조물을 파괴시키고 이로 인한 지하수위의 급격한 변화는 지하수 고갈로 이어져 농업에 영향을 미치고 지반 침하로 기반시설을 붕괴시킬 위험을 초래할 것입니다.
뉴올리언즈의 MRGO 운하와 GIWW 운하로 인한 유속증가와 깔때기 효과는 6~7배의 바닷물을 육지로 유입하여 부실한 제방을 붕괴시킴으로써 2005년 카타리나의 피해를 증가시켰습니다. 이러한 재앙은 태풍경로인 낙동강 하구에서도 발생이 예상되겠지요.
김병기 오마이뉴스 기자님과는 독일과 네덜란드, 미국 운하의 생생한 현장모습에 대해 이야기 들었습니다. ‘경부운하, 축복일까 재앙일까’란 주제의 심층기획을 통해 경부운하 사업의 효용성을 검증하고자 찬성측이 모델로 내세우고 있는 독일과 네덜란드를 방문하여 그들의 운하방문 루트와 관련 브리핑을 그대로 답습하는 ‘운하투어’를 시작하였습니다. 그러나 현장에서 만난 MD 운하의 실체는 황당했습니다. 171km 길이의 운하 운행시간은 꼬박 하루가 걸리고 운하 운영에 종사하는 전체 직원은 380명, 주변 지하수 고갈로 수심은 4m 이상이 팔 수 없었고 배가 시속 13km 이상으로 운행하면 스크류가 강바닥에 끌려 법적으로 속도 제한, 정체되어 있는 운하물은 식수 사용이 절대 불가하고 수영도 금지되어 있으며 겨울엔 얼어버리는 바람에 3개월 동안 운행이 중단된 적도 있다는 사실.
운하 찬성론자들이 관광효과를 내세워 운하의 물류와 관광 측면을 같이 보고 온 미국의 운하는 더 암담했습니다. 특히 미시시피강 하구에 건설된 MRGO 운하는 카트리나 피해를 키운 원흉이었습니다. 미시시피강 운하를 관리하는 세인트루이스 지부 공병단의 가장 큰 사업은 “운하로 인해 파괴된 환경을 복원하는 것” 입니다.
마지막으로 진행된 김정욱 교수님의 강의는 한반도 대운하의 진실과 거짓을 경제, 사회, 환경, 생태, 관광 등 다양한 분야에서의 분석을 통해 총정리할 수 있는 알찬 시간이었습니다. 이 말이 아직도 기억해 남습니다.
“경부운하 놀이동산, 나라 파산하겠다!!!”
수많은 단체와 언론에서 대운하와 관련된 정보들이 넘쳐나고 반대여론이 70%를 넘어선 분위기 때문인지 많은 시민들이 참여하지는 않으셨지만 평소 궁금했던 점을 전문가들과 함께 이야기 나눌 수 있는 토론의 장으로 교육장 열기는 뜨거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