씹는 즐거움 ^________^

2008년 1월 5일 | 녹색단식

1일부터 보식에 들어간 저는 오늘부터 야채죽과 사과를 먹게 되었어요.
어제 설레이는 맘으로 쌀 두수저하고 콩 쪼개진 것을 조금 섞어 불려놓았지요.
그리고 아침에 당근하고 브로콜리를 잘게 다져서 함께 넣고 푹푹 삶았어요. 꽤 오래 걸렸지요.
그리고 된장(풀무생협에서 구입한 것)을 풀고 감자, 호박, 새송이버섯을 넣고 팍팍 끓이고요.

죽이 생각보다 많아서 반컵분량을 덜고, 된장국은 반공기,
사과 두조각과 어제 먹다 남은 김 반장 구운 것을 놓고 감사히 먹었습니다.

제가 씹는 걸 참 좋아라했는데 그 욕구가 잘 안채워졌는데 오늘 완전 충당…
뭔가 씹을 거리가 있다는 게 참 행복하더군요.ㅎㅎ

사과는 한조각을 남길 정도로 배가 부르네요.
남은 건 산야초 조금 넣고 물넣고 갈아서 나갈 때 들고 나가려구요.
어제도 회의하다가 배가 고파서 랍스베리즙에 물타서 마셨거든요.
오늘 발송작업하러 가는데 혹 배고플까봐요.

앗, 여전히 어디가면 배고플까봐 걱정하는 습관이 남아있네요. >_< 입맛이 많이 변하긴 한가봐요.
평소 싱겁게 먹으려고 노력하긴 하지만 너무 맹맹한 것 아닌 가 싶게 된장을 풀었는데도 맛나게 잘 먹었답니다.

천천히 씹으면서 음식들과 대화를 시도했지요. 어디서 어떻게 왔는지를 보다보니 내가 만들어내지 않고 남의 수고를 값싸게 훔치는 건 아닌가 참회하게 되었습니다.
내 몸으로 받아들이고 소중하게 쓰겠다고 약속도 하고요.

단식하면서 도를 닦게 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