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 겨울 야생동물캠프를 다녀와서

2016년 1월 22일 | 미래세대교육, 활동후기

 

단체사진1(지리산둘레길)

겨울야생동물캠프를 다녀와서…

<신현중학교 노수빈>

 

찬바람에 다 얼어붙을 것만 같은 새벽, ‘겨울야생동물캠프’에 참가하러 모였습니다. 멀어서 가보지 못한 곳에 대한 설렘은 쉽게 식지 않았고, 그렇게 설레는 마음을 가지고 새로운 친구들과 함께 지리산으로 향했습니다.

첫째 날, 2박 3일 동안 같이 여러 활동들을 하게 될 모둠원들과 인사를 하며 부끄럽다는 감정보다는 기대되는 마음이 더 앞섰습니다. 그렇게 간단한 인사 후, 조금 변경된 일정으로 두 번째 날에 날릴 연을 만들고, 꾸미는 일을 했습니다. 새해에 다짐할 소망을 다시 한 번 생각하고 적고나니 뿌듯한 기분이 들었던 활동였습니다.

그 뒤로 이어진 이상규(금강소나무) 선생님의 야생동물 탐사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야생동물이 하나도 없을 것 같던 서울에는 생각보다 공원이나 하천, 그리고 동네 산에도 야생동물들이 서식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것보다 더 놀라운 것은 저희 집 근처에 있는 중랑천에도 야생동물이 살고 있다는 것 이였습니다. 미처 관심을 가지지 않아서 몰랐었다는 것도 알 수 있었습니다.

야간서치 활동을 섬진강에서 진행하였는데, 야생동물과 그들의 흔적을 많이 본 적이 없기에 허탕만 칠 줄 알고 기대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의외의 소득으로 고라니들의 눈동자와 강에 있는 구조물에 있던 수달 똥, 그리고 삵의 똥과 시멘트가 미처 마르지 않았을 때 지나간 듯한 너구리의 발자국을 볼 수 있었습니다. 강변에도 많은 야생동물이 있었다는 흔적을 보니 직접 만나기라도 한 듯이 신기했던 감정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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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날에는 직접 지리산에 올라가 야생동물의 흔적을 탐사했습니다. 때마침 아침에는 눈이 많이 내렸는데 눈을 고스란히 맞은 지리산은 몇 번을 봐도 질리지 않을 것 같았습니다. 본격적으로 산행을 했을 때 아침에 내린 눈 덕에 야생동물의 발자국을 많이 볼 수 있었습니다. 어제는 많이 보지 못 했던 발자국들이 눈 위에 고스란히 찍혀 있으니 새하얀 캔버스에 도장이 찍힌 것처럼 보였습니다.

오후에는 섬진강으로 가서 섬진강을 터전으로 살아가는 수달들의 똥과 사진으로만 보았던 고라니의 똥도 볼 수 있었습니다. 직접 찾으러 다니면서 두 눈으로 보니까 책이나 말로 듣는 것 보다 기억에 확실하게 남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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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진강가에서 새해다짐을 적은 연을 재미있게 날린 후 인근 어류생태관으로 향했는데, 어류생태관에서 나오면서 든 생각은 여러종류의 어류를 이렇게 전시 해 둔 곳이 있다니 유익하면서도 신기하다는 것이고, 생태관에 있었던 환경오염사례에 대한 안타까운 생각이였습니다.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환경오염 사태중 하나인 태안 기름유출 사고의 경우 외국의 학자들은 그 바다가 다시 깨끗하게 돌아오기까지는 수십년이 걸릴것이라고 했지만, 우리나라 사람들이 다같이 힘을 모아 다시 깨끗한 태안 바다의 모습을 찾는데 얼마 걸리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한번 오염이 되었을 때 죽은 물고기들의 수는 어마어마하게 많을 것이라는 걸 감안하면 기적이라 불리는 이 일도 사실 굉장히 어이없고 안타까운 일이 아닐수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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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에는 이윤수 선생님의 지리산 반달가슴곰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곰은 무서운 동물이라고만 생각했는데 꼭 그것도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곰들은 생각보다 머리가 좋고 또 자세히 보면 귀여운 면까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안에 숨겨진 반달가슴곰들의 안타까운 이야기도 잊혀지지 않습니다. 멸종되었다고 생각한 반달가슴곰들은 다시 발견되어서 지금 계속 그 개체 수를 늘려가고 있다고 합니다. 여러 이유들로 멸종한 줄로만 알았는데 그 여러 이유들조차 사람들의 잘못된 행동으로 빚어진 일이라는 것도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들었습니다.

탐방활동을 정리하고 우리조는 ‘담비’를 주제로 조사한 자료를 공유하기로 하였습니다. 서로 알고 있는 담비에 관한 사실들을 얘기하면서 적어나가다 보니 담비의 특징은 다시한번 알 수 있어서 까먹지 않을 것 같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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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셋째 날 ‘전남야생동물구조센터’를 방문하였습니다. 야생동물 수의사 선생님의 간략한 설명을 듣고 그곳에 있는 진료실로 향했습니다. 그냥 동물병원과 별 차이가 없다고 생각했었지만 다친 야생동물들이 주로 오다보니 수술이나 그런 치료를 중심적으로 한다고 합니다. 우리가 건강검진을 받고 입원하고 수술을 받는 것처럼 동물들도 그런 의료를 받는다고 하니 꼭 사람을 닮은 것 같아 신기했습니다. 그 다음으로 간 곳은 박제한 동물들이 있는 곳이였는데 인상깊은 동물들이 있던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제일 마음이 쓰이는 곳중 하나였습니다. 왜냐하면 박제하는 동물은 전부 죽은 동물들로 만드는데 그곳에는 제가 보기엔 상당히 많은 박제 동물들이 있어서 그 많은 동물들이 죽었다는게 굉장히 슬펐습니다.

그리고 어떤 사람들은 야생동물의 새끼들을 어미를 잃어버린 것으로 오해해서 그냥 데려오거나 자신이 애완동물로 키우기 위해 데려가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그 야생동물들은 사람을 너무 따르게 되어 다시 자연으로 되돌아가지 못하는 일이 많다는 이야기를 듣고 나니 “자연그대로 두면 어떨까?” 사람의 욕심에 대한 생각이 들어서 안타까운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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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생동물 캠프를 마치고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첫번째는 김봉균 선생님이 나눠주셨던 기사에 있던 글 중 하나가 생각나는데 바로 취미로 야생동물의 사진을 찍는 사람들에 관한 것이었습니다. 일부러 돌을 던져 가만히 앉아있는 새들을 날아가게 하고, 사진을 찍는다거나 야생동물에게 지나치게 많이 다가가서 겁을 먹게 한다던가 또는 어떤 사람들은 새 둥지를 찍으려고 그 옆에 있던 잔가지들을 부러트리는 사람들도 있다고 합니다. 믿어지지 않지만 이런 사람들은 꽤 존재했고 이런 행동을 하는 사람들로 인해 많은 야생동물이 피해를 보고 있다는 것입니다.

두번째는 사람과 야생동물에 관한 공존에 대한 문제들입니다. 야생동물이 죽는 이유가 로드킬, 사람이 설치하고 만든 무언가에 의한 상처(덫, 건물구조물, 전선 등.), 혹은 밀렵꾼들의 사냥이 피해의 원인이라고 합니다. 이 모든 것은 사람에게서 비롯된 것이라니… 사람은 야생동물을 왜 그렇게 괴롭히는 걸까? 없으면 없다고 찾으러 다니고, 있으면 있다고 싫다하니 원래부터 그곳에 살던 야생동물의 입장에서는 당황스러운 면이 아닐까? 사회와 경제가 나날이 빠르게 발전하면서 사람들은 편하고 좋은 삶을 누리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그에 반해 야생동물과 그들이 살아가고 있는 터전은 급속도로 황폐화가 되고 있는 중 입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요?

캠프가 끝났습니다.

안전하게 이끌어 주며 많은 경험을 할 수 있게 도와주신 모든 선생님들께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