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피천?보부천 번개를 마치고

2008년 11월 24일 | 야생동물길라잡이

아! 사진을 집에 두고와서 글로만 씁니다.

아침에 일어나 출근하는데 몸이 어찌나 가뿐하던지.. 멀고먼 길이긴 했지만 간만에 다리운동도 하고 또 녹녹해져 푹잤더니 정말 행복한 아침을 맞았답니다..

새벽 3시 출발할거라고 호언장담해놓구선, 5시가 다 되어서 허둥지둥 자는 아그들을 깨워 차에 올랐습니다. 뒷자석에 침낭을 깔고 침대처럼 만들어 뉘이고는 마음바쁘게 달렸지요.. 늦게 도착할거란 소식을 전하며 우리 가족은 보부천 아래에서 출발하여 상류에서 내려오는 분들(왕피천, 나무늘보, 팬더, 얼레지, 보리, 안개소년)과 만나기로 했지요. 처음엔 좀 걷다가 아저씨들만나면 라면끓여준다고 좋아하던 큰 딸내미 입이 조금씩 나오기 시작하더니 두시간 반 쯤 걷더니 말이 없어지더군요..

빨리 전화해보라고 어디오냐고.. 전화안돼 여긴… 왜? … 야호해봐야지…야호…야호…. 대답이 없어지자 끝내 한마디합니다. 엄마! 회사 딴데로 바꿔!

좀더 가다 돌아서면 어두워지고 너무 배고플까봐 계속 뒤를 보며 끝내 발길을 돌렸습니다. 그렇게 걷기를 10분.. 뒤돌아보던 호영이가 소리칩니다. 저기 누가 있다!

툴툴대던 녀석들도 역시 라면에 빵, 귤 오징어까지 먹더니 좋답니다.. 함께 내려오던 길에선 역시 남자좋아하는 현지가 나무늘보손을 꼭 잡고 길가의 나무 열매들을 모자에 담아가며 훨훨 날아내려왔습니다..

일행과 차로 황토방이 있는 곳으로 달려가 난로와 아궁이에 불을 지피고 두런두런 모여앉아 얘기를 나누었습니다. 우리앞에선 그리 무뚝뚝하던 왕피천샘도 역시나 아내앞에선 애처가이시더군요… 4살밖이 딸 린과 아이들이 쿵쾅쿵쾅 뛰어노는 소리에 주인아저씨 사람사는 곳같다며 좋아하셨지요..

듣기만 했다던 왕피천샘의 야심만만 실험요리, 한방 삼계탕을 배불리 먹고 그 국물에 밥까지 뚝딱 말아먹고, 또 다시 두런두런 얘기를 나누었습니다.

야생동물 교육길라잡이 1기가 앞으로 어떠한 행보를 가졌으면 좋을지, 그리 되기위해 필요한 건 무언지 를 왕피천샘의 바램을 토대로 하나 둘씩 의견을 붙여나갔습니다..(내 이럴 줄알고 왔지요!!)

다음날 개인사정으로 일찍 나오는 게 아쉬웠지만, 그래도 멀고먼 길을 와 보고픈 이들을 만나 함께해서 마음이 뿌듯했습니다. 아이들에게도 좋은 경험이었고 우리 가족에게는 중요한 생태교육 실습의 장이었습니다.

다른 분들도 다같이 얼른 뵈었으면 좋겠네요. 담달 12일 설악산에서 모두 꼬옥 뵈어요!

그리고 왕피천샘, 그리고 회장님 준비하느라 애썼어요! 고마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