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길라잡이] 생태적 사고를 갖게 되다 – 진달래(김현하)

2013년 6월 27일 | 녹색길라잡이, 활동후기

생태적 사고를 갖게 된 녹색길라잡이

진달래(김현하)

 
2-1

40일 동안의 녹색길라잡이 과정을 마치게 되었다. 교육과정을 신청하기 전 안내되어 있는 프로그램들을 보면서 어떻게 한달반을 보내게 될지는 예상할 수 있었지만, 과연 그 교육을 통해서 내가 어떠한 분들을 만나게 될까? 라는 기대와 설렘은 전혀 예측 할 수 없었기에 아직도 첫 만남의 순간이 생생히 기억난다.

첫 시간! 둥그렇게 둘러 모여 함께 수업을 듣게 될 선생님들의 얼굴을 한분씩 살펴봤을 때, 우선 나와 나이대가 비슷한 젊은 선생님들이 많이 계셔서 좋았었고, 한 분 한 분 소개를 받으며 내가 생각해 보지 못한 다양한 곳에서 수업을 들으러 오신다는 것에 놀랐었다. 자기소개의 시간을 마치고, 나는 부러운 점을 한 가지 발견하게 되었다. 바로 어린 시절 자연에 흠뻑 젖어 들었던 순간들이 한가지씩은 다 갖고 계셨던 것에 말이다. 어린 시절 고향의 산 속에서, 과수원에서, 혹은 들에서 등등 경이로운 자연의 모습을 보았던 그 추억들을 이야기 하셨을 때 나는 생각해 보았다. 과연 나는 어린 시절 그런 추억을 갖고 있었는가! 도시에서만 살아온 나, 고향이 시골이 아니었던 나에게는 자연의 절정을 느낄 순간이 없었음이 한없이 안타까웠다.

 

2-2
 

몇 주간 실내에서 진행된 이론수업에서는 너무나도 훌륭하신 교수님들의 자연과 생명에 대한 가치관의 이야기를 들으며 이전까지의 나는 환경을 바라보는 시점이 굉장히 단편적이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환경의 뜻 안에 정치, 사회, 경제 등 서로서로의 관계망 속에서 어우러져야 하는 생태적 사고를 갖게 된 시간이었다.

외부의 활동 시간을 통해서는 무엇보다, 철저한 산업화와 경제의 도시인 서울의 곳곳에서 환경과 생태를 위해 진행되고 있는 많은 프로그램들이 있다는 것에 놀랐었다. 특히 노들섬 텃밭에서는 개개인의 텃밭이 꾸며지고 있었고, 대기업의 밀집지역 인줄만 알았던 종로에는 백사실 계곡이라는 훌륭한 산림이 있다는 것에 매우 신기하였다. 특히 백사실 계곡에서 숲 바라보기의 수업의 마지막은 클래식 음악을 틀어놓고 숲을 감상하는 시간이 있었는데 아름다운 선율과 바람에 흔들거리는 초록빛 잎들의 모습을 감상하고 있을 때의 청량감과 나뭇잎들이 서로 부딪치면서 나는 소리의 상큼함은 앞으로 오랜 기간 동안 머릿속에서 잊을 수 없을 것 같다.

 

2-3

허기용 선생님과 함께했던 청계산에서의 시간은 나에게 벌레를 [수서생물]로 바라볼 수 있게 해준 시간이었다. 이제껏 나에게 벌레는 상당히 무섭고 싫은 존재였다. 그러나 청계산 숲속에서의 야외이론 수업을 마친 후 직접 채집하고 관찰하면서 작은 생물들이 각자 나름대로 열심히 숨을 쉬고, 집을 짓고, 또 짝을 지으며 살아가고 있는 모습을 보면서 부정적인 느낌으로만 다가왔던 단순한 벌레가 아닌, 인간과 같이 열심히 살아가는 수서생물의 의미로 다가왔던 것이다.

또, 잊지 못할 산나물 선생님… 앎과 삶이 일치되어야 한다는 말씀과 그 말대로 실현되고 있는 삼각산 재미난 마을을 보면서 같은 뜻을 품은 사람들이 힘을 모으면 이 세상에 이루어 내지 못할 것은 없다는 생각이 들게 되었다. 각 지역사람들끼리 힘을 모아 학교를 만들고, 생산 활동을 하고, 또 취미를 나누고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 내면서 점점 확장되고 있는 삼각산 마을! 앞으로의 삼각산 마을의 발전이 기대되며, 아직 어린 나에게 도전정신이 무엇인지를 다시 한 번 일깨워 준 소중한 시간이었다.

 

이렇듯 한달 반의 짧은 시간 속에서 나는 환경에 대한 의식이, 숲을 바라보는 시각이, 또 다양한 곳에서 환경을 위해 노력하고 계신 분들이 많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무엇보다 소중한 인연들… 함께 수업을 듣고 밥을 나눠 먹었던 선생님들과의 멋진 추억들은 2013년 5월을 마무리하는 데에 여한이 없게 만들었다…. ^^

 

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