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동물들의 겨울나기

2011년 1월 14일 | 가족 환경 자원봉사, 활동후기

카페를 하는 남편이 퇴근을 하는 시간은 새벽 3시이다. 시험을 마친 딸이 전날 노래방과 친구들과의 쇼핑으로 잠이 부족해 피곤하다고 하고 남편은 곤히 자고 , 깨워서 차를 갖고 가야하나 두시간 걸리더라도 지하철을 갈아타고 버스를 타고 가야하나 고민을 하다가 부산스런 소리에 잠이 깬 남편이 차를 태워주겠다고 한다. 야호! 주말마다 일이 많은 나로서도 딸이 항상 혼자 주말을 보낸다는 사실이 마음이 무거웠었는데..
청계산 관현사라면 과천에서 멀지않아 부담이 없었는데 대공원을 탈출한 말레이곰'꼬마'때문에 장소변경이 있었는데 남한산성이다. 서둘러야한다.
늦지않게 도착해 꿈 사랑 가족이 프린트된 흰 티셔츠를입고 행사에 참여하였다.
처음에는 가족소개가 있었다. 형용사 하나를 정하고 그 다음에는 옆 가족이 우리 가족에게 동물이름 하나를 정해주었는데 토끼였다. 모처럼 가족이 참가해 나는 신이 났고 딸은 피곤했으며 남편은 졸린 상태여서 '신나고 졸리고 피곤한 토끼'라 이름지었다. 소개한 것을 보니 멀리서 온가족도 있었고 수능을 친 고3학생도 있었고 남편 대신 시어머니를 모시고 온 가족도 있었다.

 

 

남한산성 지킴이 임백호 선생님의 남한산성소개가 있었다. 산성에 오지않는 새들이 늘어난다는 얘기를 들었다. 새로운 얘기는 산에 나무를 사람이 심는 것처럼 새들이 열매를 먹고 그 배설물 속에서 씨앗이 싹터 나무가 자랄 수 있다고 하셨다. 고로 새가 나무를 심는다!
숲해설가 양경모샘의 놀이 강의가 있었다. 소리통을 이용해 흔들어보고 같은 소리가 나는 것을 찾는 놀이였다. 아이들이 많고 장소가 협소해 잘 찾지는 못했는데 도토리도 들어 있었고 깍정이도 들어 있었고 날개 달린 단풍나무 씨앗도 들어 있었다. 어른인 나도 흥미를 가진 놀이는 커다란 천에 도토리를 굴려 도토리를 먹고사는 사람 멧돼지 다람쥐 등을 피해 싹이 나서 나무가 되는 그림까지 가는 것이었다. 저 그림이 찍힌 천을 사야지.
오늘 주제와 관련된 야생동물 메모리 게임도 하고 발자국과 동물을 맞춰보며 아이들끼리 섞여서 잘 놀았다. 놀이 카드는 여러가지로 놀게 방법이 나와 있어서 아이들에게 좋은 교구인 것 같다.
맛있는 전골로 점심을 먹고 남한산성에 오른다. 우리는 다람쥐모듬이라 자미샘과 양경모샘을 따라다녔다. 도토리를 야생동물에게 먹이를 주기위해서 에코백에다 도토리를 받았다. 일부러 딸에게 갖고 가게 했다.

 

 

산을 오르며 여러가지 게임을 하셨는데 가방의 도토리에서 가장 큰 도토리 찾기 게임에서 딸이 당첨돼 단풍나무손수건을 선물로 받았다. 가장 긴 잎도 찾아보고 가장 넓은 잎도 찾아보고 아이들 모두 선물을 받고 싶은 마음에 열심히 찾아왔다. 가장 긴잎은 밤나무 잎이 당첨되었고 가장 넓은 잎은 청가시덩굴잎이었는지 칡잎이었는지 비교가 어려워 둘다에게 선물을 주셨다.
사람이 잘안 다니는 기가 바위에다 무더기로 도토리를 놓아주었다. 이도토리는 도토리가 많이 나는 지방의 도토리를 사다가 이 산에 뿌리는 거라고 말씀하셨다. 무더기로 놓인 도토리를 산행하는 사람들이 발견해 주워가면 어떡하나하는 불안한 마음이 약간 들었다.
임백호 샘은 겨울을 나는 새들을 위해 새모이를 따로 준비해와서 바위위에 뿌리셨다. 언제나 생각은 하면서도 새들을 위해 쌀 한 줌 가져가야지하면서도 맨날 빈손이어서 오늘따라 새들에게 참 미안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날씨가 아주 좋아 산위에서 한강을 볼수 있어 경치가 좋았다.

 

 

단체사진을 찍고 하산길로 내려와 간식을 받았는데 우리밀 건빵과 귤을 받았다. 맛나게 먹으며 설문지를 작성하고 집으로 오는 길, 살짝 졸려 딸과 나는 꾸벅꾸벅 졸았다. 아이에게 추억의 한장면을 선사한 것같아 눈꺼풀은 무거웠지만 마음은 아주 가벼웠다. 남한산성에 오면 아이가 이 추억을 떠올릴 꺼리가 있어 행복했다.
진행자분들에게 고마움을 전하며..

참가자 박영미 님 (마오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