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할머니의 고향이 철원이다. 내게 철원은 그것이 전부였다.
그런데 금번 교보생명 교육문화재단에서 주최하고 녹색교육센터에서 주관한 ‘다솜이 가족자원봉사, 철새에게 먹이주기’ 봉사를 통하여 ‘철원’은 내 마음속에 둥지를 틀게 되었다. 새와 수많은 동물들이 인간의 삶 뒤에서 비하인드스토리가 되어 사라져 가고 있음이 마음쓰리게 다가왔다. < ?xml:namespace prefix = o ns = "urn:schemas-microsoft-com:office:office" />
찾아가는 긴 시간에 비하면 잠깐 동안의 짧은 먹이주기 봉사와 철새들의 생활을 이해하기 위한 체험 활동이었지만 어린 아들은 진지하게 새들이 와서 과연 ‘먹이를 먹었을까’ 하고 궁금해했고, 봉사활동일날은 집에 늦게 도착해서 피곤할터인데도 잠도 자지 않고 바로 그림일기를 꺼내들고선 무려 다섯 페이지에 걸쳐서 철새들에 관한 인생 이야기와 야생동물들이 병원에서 지내게 된 가슴아린 사연들을 고사리 같은 손으로 적어 내려갔다.
봉사란 우선 몸도 따라주어야 하지만 그전에 봉사 대상에 대한 이해가 필수적인데 그런면에서 이번 봉사활동은 사전 지식이 없는 가족봉사원들을 위해 철새에 대한 충분한 이해와 체험, 봉사를 접목하여 자연과 인간의 공존에 대한 실질적인 교감을 나눌 수 있게 해주었다는 점에서 아주 귀중한 기회를 제공하는 행사였다고 생각해 본다. 비록 잠시와서 두루미 들의 하루먹이 정도밖에 나눠주지 못하고 돌아서는 것이 못내 아쉬웠지만…
또한 우리가 평소 알지 못했던 인간의 이기심으로 인해 굶어 죽거나 밀렵, 각종 중독 등으로 죽어가는 동물들을 살펴보게 되었고, 마지막으로 야생동물병원에서 보았던 새이지만 날개가 없어 날 수 없는 새, 다리나 눈을 다쳐 심각한 불구가 된 동물… 등 사람의 보살핌을 필요로 하는 동물들을 보니 너무나도 가슴이 미였고, 아이들도 함께 공감해 주었다.
무엇보다도 다행인 것은 그런중에도 철원생태학교 등의 자연에 관심있는 분들 덕분에 지켜지고 살아나는 생명들이 있음에 감사했다.
이번 가족봉사 활동은 우리가족에게 잊지 못할 경험이 될 것같다. 그간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봉사는 몇번 해보았어도 정작 우리가 살아가는 자연에 대해서는 별다른 관심을 갖지 않았었는데, 이를 계기로 다시금 우리가 앞으로 살아가야 하고 후손들에게 물려줄 환경에 대한 봉사도 소홀치 않아야 겠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은 반드시 비행기 타고 외국으로 나가야만 세상을 바라보는 눈이 생기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내곁에 있어도 내가 눈을 열어 보지 못하면 그곳은 외국보다도 더 먼곳이기 때문이다.
오늘 하루, 아직 전쟁의 상흔을 품에 안고 수많은 동물과 사람이 어우러져 살고 있는 철원- 그 땅을 눈을 열어 볼 수 있게 되어 기쁘다.
자연이 우리에게 주는 것은 너무나도 많기에…그렇기 때문에 오늘 하루를 봉사라고 말하기는 부끄럽지만, 앞으로는 어떤 종류의 ‘봉사’든 특히 ‘환경’에 대한 봉사에도 눈 떠지길 기대해 본다.
다시한번 이자리를 빌어서 우리 가족에게 환경에 대한 귀한 체험과 배움을 통해 봉사에 대해 다시금 뒤돌아 보는 좋은 계기를 만들어 주신 교보생명교육문화재단 < ?xml:namespace prefix = st1 ns = "urn:schemas-microsoft-com:office:smarttag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