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의 숲치유에는 한 노 수녀님이 가던 길을 멈추고 함께해 주셨습니다. 맑게 갠 가을 하늘 위 층층이 교차하며 흘러가는 하얀 구름은 우리의 마음을 시원하게 열어 주었고, 숲길 곳곳에서 만난 계절의 빛깔들은 저마다 다른 이야기를 들려주었습니다.
숲속에서는 다양한 생명들이 우리를 반겨주었습니다. 연보랏빛으로 수줍게 피어난 나팔꽃, 불꽃처럼 붉게 타오른 꽃무릇, 연보랏빛 좀작살나무 열매와 푸른빛의 닭의장풀이 가을 숲의 다채로움을 더했습니다. 특히 바람에 살짝 흔들리던 풍선덩굴 열매 속 하트 모양의 씨앗은 작은 사랑의 전령처럼 우리에게 다가왔습니다.
둘씩 짝지어 읽었던 팝업북 『나, 꽃으로 태어났어』는 생명의 소중함과 아름다움을 일깨워 주었고, 그림책 『돌 씹어 먹는 아이』와 『고구마구마』는 기발한 상상력과 유머로 웃음을 선사했습니다.
숲 한가운데에서 몸을 풀고 호흡을 맞추며 걷는 동안, 자연은 그 자체로 치유의 공간이 되어 주었습니다. 바람과 꽃, 나무와 열매, 그리고 책이 어우러져 우리는 잠시 일상의 무게를 내려놓고, 함께 웃고 나누며 힐링의 시간을 가득 채울 수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