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교육후기

2008년 8월 14일 | 야생동물길라잡이

 

지리산을 다녀오고 월요일은 사진을 보고, 화요일에는 비박에 필요한 물품을 빌리고, 수요일에는 설악산을 오가는 문제를 해결하고 나니 오늘이 벌써 목요일… 내일이면 다시 설악산 일정이 시작된다고 생각하니 교육후기 작성에 대한 바쁜 마음에 몆글자 적어봅니다.

여행을 준비하면서 개인적으로 대중교통 차편을 알아보고, 예매하고 움직이는 것이 처음이라는 사실을 부끄러워하며 시작된 첫번째 현장관찰  일정 내내 이른 아침부터 부지런하게 움직였던 것이 조금은 힘들었지만 즐거움으로 더 큰 여운을 남겨주었다.
멸종위기종복원센터에서 반달가슴곰의 복원에 대한 설명을 들으면서 보호소에서 계속 서성대며 움직이는 반달가슴곰의 눈망울이 생각이 났다.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는 것이 어찌 곰만 있겠냐만은 안타까운 마음만으로 지리산 속에서 잘 생활하고 있을 곰들에게 응원을 보낸다.

야생동물과 같이 더불어 살아가는 삶을 살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해주는 양경모선생님의 토의주제에서 숲이 주는 의미와 중요성을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었으며 때맞춰 내려준 소낙비는 끓어 올랐던 대지의 열을 내려주었다.

야생동물의 흔적을 찾을 수 있는 단서를 알아가면서 고양이과, 개과, 우제목과의 특성을 구분할 수 있었지만, 지리산에서 만난 흔적에서는 귀로 들었던 것을 눈으로 확인하면서 나의 감각기관이 따로 따로 제각기 움직이고 있음에 다시 한 번 큰 숨이 나왔다. 그리고 저녁에 교구를 활용한 야생동물 흔적카드 놀이는 이론과 실제 그리고 이를 확고하게 해 주는 역할을 해 주었다.

현장탐사 이틀째에는 지리산의 노고단에서 코재로 들어가 등산로가 아닌 길로 내려가 연기암으로 나왔다.  우거진 숲 속을 거닐면서 야생동물들이 이 숲에서 어떻게 이동하고, 움직이가를 경험하는 듯 하여 가슴이 벅차올랐다.
멧토끼 똥, 담비 똥, 오소리 굴과 똥, 멧돼지 발자국과 쉬어간 곳, 삵 똥, 노루가 뿔로 긁은 자국과 쉬었던 곳, 살아 움직이는 살모사를 보면서 “여기가 지리산이구나…” 함을 실감하였다.

현장탐사 사흘째에는 섬진강변에서 수달이 걸으며 기다랗게 남긴 발자국을 보면서 책에서만 보았던 발자국을 실제로 보는 것의 벅차오름이란 말로 표현할 수 없다. 고라니와 아기고라니가 나란히 걸었던 발자국, 땅에서 사는 새 발자국을 보면서 산에서 느낄 수 없었던 다른 재미를 느꼈다.
콜롬부스가 신대륙을 발견했을 때도 이런 벅차오름이었을까?
이렇게 살아있는 교육의 기회를 만들어주신 녹색교육센터에 감사드리고, 살아있는 교육을 해주신 선생님들께도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