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과 가까이 다가간 소중한 기회

2009년 12월 29일 | 가족 환경 자원봉사

개인적으로 활동하는 카페에서 어느님이 소개하여 교보문화재단의 봉사활동에 신청을 하였다.

철새, DMZ등의 단어가 가슴을 설레게 하였고, 예전에 친구따라 다녀왔던 습지기행때 만났던 철새에 대한 기억이 더욱 간절한 마음으로 다가왔다.

요즘의 풍요로운 세상으로 인해 아이들에게 더욱 결핍되게 느껴지는 정서적인 부분을 채워주기 위해서는 자연을 많이 접해 자연이 가진 치유력을 교감하는 것과 진정 몸과마음으로 봉사활동을 하면서 자라도록 하는 것이 좋다는 생각을 평소에 해왔었는데 이 두가지가 모두 결합되어 있으니, 얼마나 매력적인가!

나중에 연탄나르기 봉사활동을 신청하려고 보니, 한가족이 1년에 한차례만 참여가 가능한 것이었다.

안타깝지만 내년을 기약하며…

그렇게 신청한 활동에 우리 가족이 뽑혔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는 정말 기뻤다.

주중에는 아이들 잠든 얼굴밖에 볼 수 없는 남편, 주말에 아이들과 온전히 함께하고 느낄 수 있는 좋은 프로그램을 만났으니 무척이나 즐거워했다. 아이들은 뭐 말할것도 없고.

집결장소는 서울 혜화역이였으나,

살고 있는 우리도시에서 서울로 가는 것보다는 바로 철원을 가는 것을 택했다.

버스로 함께 움직이게 되면 참가하는 여러 가족들을 만나는 즐거움도 있을텐데…

준비가 늦어져 약속시간인 10시 30분까지 민통선의 경비초소앞까지 가려면 좀 빠듯해져서 남편은 무척 다급하게 운전을 해야했다. 우리때문에 다른 분들이 피해본다 생각하니 마음이 참 조급했다.

다행히 제시간에 도착했고, 경비소 앞에는 다른 몇 가족들도 기다리고 계셨다.

30여분 지나니, 경비소 앞으로 두대의 진녹색 대형버스가 나타났다.

예전에 친구따라 습지기행 갔을 때 들었던 말들이 되살아났다.

탐조를 나갈때는 자연과 가까운 색의 옷을 입을 것, 알록달록이나 원색옷은 안됨, 향이 있는 화장품도 삼가고…

딱 그 느낌들과 어울리는 진녹색의 버스색깔이 참 마음에 들었다.

메일을 날려주셨던 송현석님을 뵙고, 우리가족은 2번 버스에 올랐다.

건네주신 예쁜에코가방안에는 흰색과 남색의 예쁜 티셔츠가 들어있었고, 친절한 안내책자도 함께 있었다.

따로 합류한 가족들을 위해 간식도 챙겨두셔서 맛있게 냠~~.

신분증을 군인이 걷어간 후 경비초소를 통과해 마을 안으로 들어갔다.

여느 시골마을과는 다르게 담이 없는 곳… 마음이 시원했다. 하기야 군인들이 저 앞에서 저렇게 지켜주니, 무슨 담이나 대문이 필요하겠는가.

구불길을 버스가 잘도 돌아 도착한 곳은 폐교를 개조해서 운영하는 <철원자연생태학습원>.

참여한 모든 가족이 모여 이 교육을 맡으신 <녹색교육센터>선생님의 진행으로 가족간의 인사를 하고,

행사에 도움을 주시는 여러분들의 소개도 받았다. 그리고, 철원지역에서 야생동물보호활동을 열심히 하고 계신 환경운동가(성함을 잊어네요…)께서 철원의 야생동물현황이나 피해상황, 보호활동들에 관한 자료를 화면과 함께 설명해 주시는데 인간들에 의해 다치고 죽는 야생동물의 모습들은 무척이나 안타까웠다.

또, 사고로 다친 동물을 치료 후에 다시 야생의 세계로 놓아주는 모습들은 정말 아름답게 느껴졌다.

내용들이 내게도 참 흥미로웠는데, 우리집 두아이(초3,초4)도 열심히 경청하는 모습이 좋았다.

진행상 1번버스팀은 먼저 식사하러 가고, 2번인 우리 버스는 근처 저수지로 철새 탐조활동을 갔다.

생각했던것만큼 철새를 볼 수 없어서 좀 안타까웠지만 멀리서 모여있는 독수리 몇마리와 근처 논에서 동물의 사체를 먹고 있는 새를 필드스코프를 통해 보았다.

학습원옆에 식당에 가서 철원 오대미로 갓지은 맛있는 밥을 먹으려고 줄을 섰다.

반찬을 골고루 담아왔다.. 어디 보자~~ 제육볶음, 생선조림, 두부조림, 콩나물, 멸치볶음, 김, 어묵볶음…배추국..

와~ 정성어린 반찬이 가짓수도 많다. 남김없이 해치우고 배두드리며…다음 활동을 위해 처음에 모였던 장소로 go~~

아이들이 목장갑을 끼고 새우리를 청소하고 모이를 주기 위해 가고, 부모들은 자연물 스탬프를 이용해 손수건 꾸미기를 한다.

부모들끼리 책상에 둘러앉아 예쁜 스탬프들을 앞에 두고, 연습용 화선지에 꾹꾹 눌러찍었다.

내가 꾸민 화선지에는 딸아이에게 편지를 썼고, 남편은 아들아이에게 굵고 간단하게 편지를 썼다.

손수건 꾸민것도 맘에 들었지만, 편지를 쓰니 그것도 좋았다.

아이들이 청소하는 곳에 가니, 중학생이건 훨씬 어른 아우들이건 간에 모두들 참 말간 얼굴로 즐겁게, 열심히 치우고 있었다. 죽은 병아리를 올빼미의 먹이로 주는데, 3학년 딸아이가 행여 맘이 어떨까싶어 찾아보니….

아이손에도 병아리가 있고 그냥 먹이로서 편안하게 받아들이고 있었다. ( 괜히 소심한 어미맘이…쩝.)

아이들은 새를 가까이서 보고 그들의 배설물도 치우고, 자신들이 생명을 돌보는 느낌을 제대로 느꼈을 듯 싶다.

버스로 마을 주변을 구불 구불 이동하면서 주변에 있는 두루미를 만났다.

천연기념물.

처음에 학습원에서 알려주신 지식들에 의하면, 한번 짝을 지으면 평생 일부일처로 산다는 두루미.

새들 중에는 드물게 어린새가 성장할 때까지 가족단위로 지낸다한다.

철원에서 야생동물보호활동을 열심히 하고 계신분은 1호차에 타시고, 그분의 아내분께서 2호차에 타셔서 여러 좋은 말씀들을 해주셔서 설명을 들으면서 창밖의 두루미들을 보았다.

청년두루미들이 함께 모여있었고, 가족단위두루미도 있었다. 아직 머리가 잿빛인 어린 두루미도.

두루미의 머리가 빨간것은 점이 아니고, 피부가 노출된 것이라고 한다. 흐~ 그럼 추워서 빨개진 것인가?

춥겠다…. 그래서 두루미를 丹頂鶴이라고 부른다고 한다.

두루미라는 새가 이렇게 가깝게 느껴지기는 처음이지싶다.

마지막 일정인 <야생동물보호센터>에 도착했다.

이 곳에는 <자연생태학습원>과는 규모가 다르고, 다양하고 큰 새들도 많이 있었다.

수의사의 재미있고 유익한 설명을 들으며 그곳에서 치료받고 보호받고있는 여러 동물들을 보았다.

멀리서만 보았던 두루미도 날 수 없게 되어 그곳에서 보호받고 있는 녀석들도 있었고, 고라니, 독수리, 천둥오리등이 자신들에게 맞는 공간에서 지내고 있었다.

이곳에서의 봉사는 좀 더 힘이 필요해서인지 아이들은 녹색교육센터의 선생님들과 어데론가 가고, 어른들이 팀을 나누어 여러 동물우리에 들어가 청소를 시작했다.

우리 부부는 다른 3부부와 함께 독수리 우리를 맡았다.

마음을 단단히 먹어야 했다. 독수리라니….

그런데, 독수리는 한쪽을 치우면 다른쪽으로 그 커다랗고 구부정한 몸으로 다소 우스꽝스럽게 걸어갔다.

하늘에서의 그 카리스마 넘치는 모습은 어데로 가고… 만화속 캐릭터처럼 우습다.

공격하거나 하지는 않고 자리를 비켜주는 것이다. 불쌍하게도 한쪽 날개를 다쳐서 다시는 저 하늘을 날 수 없는 녀석도 있었다. 자연상태에서는 생존이 불가능하겠지만, 그나마 이 공간에서는 죽을때까지 보호받을 수 있을 것이다.

좁은 공간이나마 그 커다란 날개로 몇번의 날개짓으로 날아가는 독수리도 있고.

좀전에 설명들을 때 두루미도 날지 못하는 녀석이 있었는데…

어제 먹이로 줬다는 고라니의 살점과 독수리의 배설물이 있어서, 좀 거북한 마음을 붙잡고 삽질을 몇번하다가 남편에게 삽을 넘기고 다른 엄마들이 닦고 있는 물통닦는 곳으로 슬금슬금 자리를 옮겼다.

고라니는 사고로 죽은 것을 먹이로 넣어줬다고 한다.

엄마들은 집안에서의 살림솜씨처럼 배설물들이 묻은 물통들을 수세미로 빡빡 문질러서 깨끗하게 만들어놓았다.

아빠들의 청소가 정리되고, 물통들은 다시 제자리에 놓여져 깨끗한 물이 받아졌다.

독수리옆 올빼미 방도 함께 정리가 되고, 더 봉사할 공간들이 있었으나, 해는 저물어가고 예정된 시간이 다가와서 일손을 놓았다. 센터의 한건물에 들어가니, 동물들의 참사가 담겨진 여러 사진 자료가 있어 맘이 아팠다.

그리고, 동물들의 식사를 준비하는 곳도 살짝 보았다.

학습장에서 보았던 죽은 병아리를 냉장고에서 꺼내서 독수리 먹이를 주러 가신다 하셨다.

이미 손을 닦은 상태였으나 먹이주는 일에 동참하고픈 욕심에 따라 나섰으나, 놀이가 끝나 돌아온 아이들의 즐거운 참여거리가 되었다. 좀 아쉽기는 했으나, 아이들은 얼마나 해보고싶겠는가…

센터앞에 모두 모였다.

즐거운 웃음소리와 함께.. 기념촬영을 위해.

녹새교육센터선생님들, 철원야생보호운동하시는 분들, 수의사들, 교보의 행사담당하시는 분들..

그리고 참가한 많은 가족들.

하나둘셋~~ 찰칵!

그리고 며칠이 지나 송현석님께서 메일을 보내셨다.

첨부파일로 진행팀이 찍은 사진과 전문가가 찍은 사진들.

대용량이라서 빨리 다운받아야 되는데, 시기를 놓쳐 다시 보내주십사 해놓고… 또 다시 놓쳤다.

3번째는 문자까지 넣어주셨다. 또 놓칠까봐…

고맙게도 사진을 잘 받았다.

이 행사에 우리 가족이 참여하여, 느낀 것들을 다른 많은 가족들도 경험했으면 싶다.

자연과 교감하고, 가족들이 깊게 교감하고… 나아가 세상과 교감하는 법.

교보생명교육문화재단.

이전에도 교보에서 사회의 여러 교육들에 지원하는 모습들을 보았다.

기업의 훌륭한 사회환원의 모습이라 여겨진다.

이런 좋은 프로그램에 진심으로 감사드리고, 행사 진행하시느라 애쓰신 많은 분들께도 감사의 마음을…

참.. 고맙습니다…

 

– 교보 다솜이 가족자원봉사 홈페이지에서 퍼왔습니다 –

원문 http://nanumfamily.kbedu.or.kr/sub4.html?Table=ins_bbs3&mode=view&uid=18&page=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