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모임] 생태인문학 책 읽기 모임 “놀밥”의 10월, 강물 활동가의 후기

2025년 10월 30일 | 회원소식

10월 ‘놀밥’ 모임에서는 이반 일리치의 『깨달음의 혁명』을 함께 읽으며 제도와 인간, 그리고 의식과 혁명의 관계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일리치는 현대 문명이 ‘성장’과 ‘효율’이라는 신조 아래 인간의 삶을 제도 속에 가두고 자율성을 억압하고 있다고 지적합니다.
학교, 교회, 경제개발, 복지정책 등 우리가 당연하게 여기는 사회 제도들이 평등을 내세우지만
실제로는 불평등을 심화시키고 인간의 자유를 제한하는 방식으로 작동한다는 것입니다.
그는 이러한 문제의 근본적 해법으로 제도의 개혁보다 ‘의식의 전환’, 즉 내면의 혁명을 강조합니다.
“혁명은 밖에서가 아니라 내 안에서 시작된다”라는 말처럼 진정한 변화는 개인의 자각에서 비롯된다고 말합니다.

이러한 관점은 오늘날의 기후정의 문제와도 맞닿아 있습니다.
제도나 기술의 변화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으며, 우리 각자의 가치관과 생활양식을 바꾸는 것이 근본적인 전환의 출발점이라는 것입니다.
일리치는 대중교통 이용, 지역 공동체의 협력, 절제된 소비 등 일상에서 실천할 수 있는 소박한 변화들이 바로 인간다운 삶을 회복하는 길임을 보여줍니다.

다만『학교 없는 사회』에서처럼 그의 사상이 지나치게 급진적이며 제도의 현실적 한계를 충분히 고려하지 못했다는 비판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리치의 메시지는 ‘성장’의 신화를 넘어 삶의 본질을 성찰하게 하는 강한 울림을 줍니다.

‘놀밥’은 효율과 경쟁, 성장 중심의 사회 구조 속에서 환경교육과 활동이 어떻게 인간의 존엄과 생태적 삶을 회복할 수 있을지를 다음 모임에서도 이어가겠습니다.
다음 모임에서는 장대익의 『공감의 반경』을 함께 읽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