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침통한 심정으로 분당환경시민의모임을 내부 고발합니다.
우리는 누구인가?
우리는 “분당환경시민의모임”(이하 ‘분당환경’) 내에서 생태안내자 교육을 받고 자생적으로 만든 “맹산 반딧불이 자연학교 자원활동가 모임”(이하 “맹자모”)의 구성원들입니다. ‘맹자모’는 자생적으로 조직된 ‘분당환경’내의 유일한 활동가 모임으로서 2002년 설립 이래 환경운동의 일환으로 다양한 환경교육을 통해 인간 중심의 사고에서 벗어나 다른 생물들의 입장에서 생각하게 하고, 나아가 자연의 위기상황에 대해 공감하며, 자연을 보전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왜 내부고발이라는 부끄러운 선택을 하게 되었는가?
우리는 다음과 같은 이유로 분당환경을 더 이상 NGO 환경단체로 인정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첫째, 분당환경은 시민단체로서의 본연의 활동은 제쳐두고, 수익사업에만 전념하고 있습니다.
환경문제가 사회전반의 심각한 화두로 떠오르고 있는 현실에서, 시민단체라면 마땅히 이 땅의 생명들이 지속적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자연환경을 지켜내려는 운동이 활동의 주가 되어야 할 것이고, 그러기 위해 뜻을 같이하는 사람들을 조직화하는 것이 분당환경의 설립목적일 것입니다.
가깝게는 지역 내 생태계 파괴현장의 감시를 통해 생태계를 보전하는 노력을 전개하고, 나아가서는 대한민국과 지구 환경문제 해결에 활동의 초점을 두어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분당환경 사무국은 본연의 활동과는 동 떨어진 수익성 있는 외부 프로젝트 사업 위주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분당환경의 조직목적에 부합하는 외부프로젝트 사업이 전혀 의미 없는 활동이라고 할 수는 없겠으나, 재정확보라는 명분하에 자기역할은 도외시 한 채 외부 수익사업 수주에만 매몰되어 있는 사무국의 활동은 분명 환경 시민단체로서의 본연의 임무를 져버리는 상황이 되어 버렸습니다.
조직운영을 위해 필요한 재원은 기본적으로 회원들의 회비가 중심이 되어야 하고, 외부프로젝트사업은 조직의 활동목적과 역량의 범위 내에서 보조적으로 수행되어야 할 것입니다. 특히 시민단체는 일반 상업적인 조직과는 달리 시민회원들의 인적구성체라는 점에서 시민회원이 중심이 되어야 할 것인데, 재정확보의 편의성을 이유로 외부사업만을 추구하는 것은 본연의 목적을 져버리는 것입니다.
둘째, 분당환경에는 시민 회원의 자리가 없습니다.
분당환경은 외부 프로젝트사업에만 매몰되어 시민회원들을 중심주체로 세우려는 노력을 하지 않았고, 그 결과 회원들의 역할과 위상에 왜곡을 가져왔습니다.
현재 분당환경의 시민회원들은 단체 활동의 중심에서 배제된 채 단순히 회비를 납부하는 재정후원자 역할에 머물러 있습니다. 시민회원은 응당 단체의 활동에 참여할 수 있는 영역이 있어야 합니다. 일상적으로 분당환경이나 맹산에 들러 서로 소통하고, 환경보전을 위한 가벼운 활동을 할 수 있고, 맹산에서 연중행사로 열리는 대보름 행사, 식목일 행사, 어린이날 행사, 반딧불이 행사 등에 주체적으로 참여할 수 있고, 더 나아가 친환경적 소모임활동을 통하여 지역사회 환경지킴이의 역할을 할 수 있어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분당환경에서는 회원들이 활동할 기회가 주어지지 않아 왔습니다. 그 원인은 분당환경 사무국이 환경운동적 측면에서 본연의 사업인 회원 조직화 임무를 망각하고 수익성 프로젝트에만 매몰된 결과입니다.
셋째, 조직운영이 비민주적이고, 폐쇄적이고, 재정운영이 투명하지 않습니다.
회원이 단체의 주체가 된다는 것은 단체의 중요 운영에 회원들의 의사를 반영할 수 있어야한다는 의미입니다. 즉, 총회에 참여하여, 그 단체의 주요활동에 대한 의사참여과정에 능동적인 주체가 될 수 있어야합니다. 그러나 이제까지 맹자모 사업을 제외한 분당환경의 사업은 사무국이 독자적으로 계획하고 집행하는 구조였습니다. 그래서 일반 회원은 물론이고, 활동가조직인 맹자모도 주요사업의 의사결정과 진행 과정에서 배제되어 아무런 알 권리도, 의사결정권도 갖지 못했습니다. 시민단체의 민주성 논의 구조를 상징하는 총회 자체가 정관에 빠져 있고, 운영위도 거의 열리지 않았으며 열린 경우에도 친목모임 수준의 형식적이 운영위에 불과하였습니다.
분당환경은 자신의 정체성을 시민단체라고 밝히고 있기 때문에 결코 한 두 명의 개인이 의사결정을 하면 안 됩니다. 회원 전체의 의사가 반영된 의사결정구조를 가져야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회원이면 누구나 참여하여 주요사항-중요 사업 및 정책의 의결, 예산과 결산의 의결, 정관의 개정 등-에 대한 의결권과 주요임원선출에 대한 선거권과 피선거권을 행사할 수 있는 총회가 정기적으로 개최되어야 합니다. 아울러, 총회에서 위임받은 중요 안건들을 심의 의결할 수 있는 운영위가 정기적으로 열려야 합니다. 총회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은 예산과 결산이 투명하게 이루어질 수 있는 검증 틀거리가 없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리고 재정운영에 대한 어떠한 감시 감독 작업도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우리는 위와 같은 문제에 대하여 분당환경의 바람직한 변화를 시도하고자 분당환경 사무국과 논의를 하였습니다. 그러나 분당환경 사무국은 회원조직화 등 근본적인 개선방안이 없이, 여전히 외부 프로젝트사업만을 나열하며 새롭게 총회를 개최하고, 운영위를 꾸리겠다는 식으로 안일한 입장을 보이고 있습니다. 단체 운영의 민주성과 투명성을 담보할 수 있는 틀을 마련하는 것은 NGO 환경단체가 가져야할 필수요건이긴 하지만, 활동내용에 있어서 NGO다운 방향전환이 없으면서 운영구조상 제기된 형식적인 틀만 만드는 것은 공허한 행위가 될 것입니다.
우리의 바람은 무엇인가?
우리는 혹여 우리의 순수한 문제제기가 분당환경 내부의 주도권 다툼 정도로 폄하될 수 있음을 경계하여, 안타까운 심정으로 맹자모를 해체하고 ‘분당환경’을 떠나기로 결정하였습니다. 이제 분당환경이 환골탈퇴를 하던지, 해체가 되던지, 아니면 현재의 허울뿐인 시민단체로 존속하던지의 선택은 분당환경 사무국의 판단에 달려 있습니다. 다만, 분명하게 밝혀두고 싶은 한 가지는, 우리의 절박하고 안타까운 선택과 관련하여, ‘분당환경’의 치부를 덮을 목적으로 우리의 뜻을 왜곡시키는 일은 없기를 바랍니다.
환경문제를 생각하는 활동가로서 바라 건데, 부디 분당환경이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가 지역사회가 요구하는 역할을 할 수 있었으면 합니다.
<맹자모 해산의 변>
맹산 반딧불이 자연학교 자원 활동가 모임(이하 ‘맹자모’)은 이중적인 정체성을 가진 “분당환경시민의모임”(이하 ‘분당환경’) 안에서는 더 이상 활동할 수 없습니다!!!
맹자모는 기존의 분당환경 생태안내자들이 사무실의 임의적인 요청에 따라 개별적이고, 수동적으로 환경교육을 하는 것에 대해 문제의식을 느끼고 2002년 생태안내자들이 자발적으로 조직한 모임입니다. 스스로 조직을 정비하고, 회칙을 만드는 과정에서 합의된 우리의 역할은 NGO 환경단체의 한 조직으로서 환경운동의 일환으로 환경교육을 수행하겠다는 것이었습니다. 즉, 환경교육을 통해 인간 중심의 사고에서 벗어나 다른 생물들의 입장에서 생각하게 하고, 나아가 자연의 위기상황에 대해 공감하며, 자연을 보전하려는 노력에 함께 동참하는 주체들을 세워가고자 하였습니다. 이처럼 맹자모가 가진 활동의 목적이 뚜렷이 NGO적 성격의 것이었기에, 맹자모의 활동은 보수없이 자원 활동 형태로 진행되었습니다. 모든 재정수입(주로 강사료)은 개인에게 사적으로 지불되지 않고, 공동으로 관리하며 모임 운영과 관련하여 사용했습니다. 스스로 조직정비를 하고 자신의 정체성을 확립한 2002년부터 지난 2010년까지, 맹자모는 유치원 대상 환경교육, 분당환경 가족 대상 맹산반딧불이 자연학교, 일반 시민 대상 일요일 맹산 둘러보기 프로그램, 반딧불이 축제 등 다양한 행사,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하고 각 대상 당 년 4-5회 지속성을 갖고 진행하는 사회 학교 환경교육통합프로그램 등 다양한 환경교육들을 활발히 벌여왔습니다. 그 속에서 생태적 감수성을 공유하며 인간과 자연의 공동체적 삶에 눈 떠가는 아이들과 선생님들, 부모님들을 보며 자원 활동가로서의 보람과 긍지를 느꼈습니다. 이런 맹자모가 지금 스스로도 안타까워하면서 해산하고자 합니다.
현재 맹자모가 스스로 해산하려는 것은 결코 조직으로서의 생명력이 다했기 때문도 아니고, 자원 활동을 그만두고 보수를 받고자 하는 욕구가 있어서도 아닙니다.
이중적인 정체성을 가지는 현재 분당환경에서는 맹자모가 수행하고자 하는 목적과 취지에 부합하는 활동이 불가능하기에 활동을 접으려고 합니다.
한 선생님이 그간의 맹자모 활동을 하면서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서 느낀 다음과 같은 고민은 현재 분당 환경시민의모임의 나아갈 방향, 저희 단체가 추구해 가야할 환경교육 사업의 방향에 대해서 많은 고민과 생각을 갖게 합니다.
“생태안내자양성과정 동안 사무국은 ‘자원 활동을 어느 정도 하고나면 이후에 이곳에서 환경교육을 가지고 직업을 가질 수 있다.’고 제시했다. 그래서 나는 이곳이 NGO적인 성격의 단체라고 생각하지 못했고, 단지 직업적인 전망을 줄 수 있는 곳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다가 본격적으로 맹자모 활동을 시작하고 나서 한 동안 많이 혼란스러웠다. 맹자모 활동은 직업적인 전망이나 비젼은 없고, 그 자체가 의미를 가지는, 순수한 자원 활동체제였다.”(※생태안내자양성과정의 운영주체는 사무국이고, 이후 맹자모의 활동은 사무국의 관여없이 맹자모 독자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음.)
자원 활동 형태의 환경교육활동 조직이 자신의 활동의 의미를 명확히 인식하고 자생력을 가질 수 있는 것은, 본연의 NGO다운 활동에 집중한 환경 운동 단체 속에서라고 봅니다. 위의 선생님의 고민은 외형만 NGO 환경단체이지 실제 내용에 있어서 전혀 NGO환경단체로서의 면모를 느낄 수 없었던 상황에서 자신이 ‘왜 이속에서 환경교육을 자원 활동으로 해야 하는가’하는 혼란이었습니다. 이제까지 우리도 모르는 사이 분당환경의 NGO답지 못한 활동 모습 자체가 맹자모 조직에 커다란 타격이 되어왔던 것입니다!!!
현재 맹자모는 “수익성 사업에 매몰되지 말고, NGO다운 활동에만 집중해라. 그럴 때에만 맹자모도 꾸준히 활성화할 수 있다.”라고 요구합니다.
그러나 분당환경의 사무국은 ‘맹자모가 요구하는 NGO 환경운동단체가 수행해야할 본연의 역할을 수행하겠다.’ 하면서, ‘기존에 해오던 프로젝트들도 포기할 수 없고, 거기에 새롭게 사회적으로 요구되는 기업적 형태의 환경 교육 사업도 동시에 꾸려가겠다. 가능하다.’라고 주장합니다.
현재 사회적으로 환경교육에 대한 요구가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환경교육 사업을 주 내용으로 하는 사회적기업의 추진은 분명 사회적으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보수를 받고 수익을 창출해야하는 즉 환경교육을 사업아이템으로 하는 사회적 기업이 생기면 환경교육이 양적으로 확대, 공급되어 진행될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현재 이름만 NGO 단체이지 활동은 전혀 NGO답지 않음이 문제가 되는 상황에서, 말로는 NGO다운 활동들을 만들겠다고 공언하면서, 동시에 환경교육을 매개한 수익성 사업을 새롭게 추진한다면 그 결과가 분명합니다. 지금 상황에서 두 가지 활동의 공존을 주장하면, 결국 NGO환경운동단체로서의 고유한 활동을 제대로 수행할 수 없고, 활동하는 주체의 정체성 혼란만 초래하게 될 것입니다. 아울러 단체 스스로가 자원 활동 형태의 환경교육활동 조직을 枯死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것입니다.
분당환경이 NGO단체이고자 하는가?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비정부기구로서 정부활동을 감시하고 영리를 추구하지 않는 기본적인 성격조차 거부하는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기도 합니다.
NGO환경운동단체로서의 본연의 활동-사람들의 환경문제에 대한 각성과 조직화사업-에 집중하고 환경교육을 맹자모가 담당하여 자원활동으로 수행할 것인가?
아니면 보수를 받고 수익을 창출하는 환경 교육 사업만을 수행할 것인가?
선택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현 사무국과 맹자모 사이에는 단체 활동 방향성에 대해 좁힐 수 없는 간극이 존재합니다. “환경교육을 매개한 수익성 사업의 틀들을 만들지 말고, NGO다운 활동에만 집중해라. 그럴 때에만 맹자모도 꾸준히 활성화할 수 있다.”는 맹자모의 요구에 대한 사무실의 답은 두 가지 모두를 해갈 수 있다고 봄으로, 환경교육을 매개한 수익성 사업을 포기할 수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이렇게 까지 간극이 벌어지기 전에 사무실에 단체 정체성에 맞는 활동에 대해 적극적으로 문제제기하고 고쳐가지 못한 점은 분당환경 내의 유일한 활동가 조직으로서 스스로 책임감을 느낍니다. 그런데 현재의 상황은 단체의 정체성을 되돌리기엔 너무나 원래의 취지에서 멀어져버린 느낌입니다. NGO으로의 정확한 방향 수정이 없는 가운데 허울만 NGO인 분당환경 내에서 자원 활동 형태의 환경교육을 지속적으로 해가는 것은 무의미하다고 판단됩니다. 하여 맹자모는 그간 10 여 년 동안 환경교육을 통해 환경운동에 쏟았던 노력과 애정, 그 가운데 만났던 아이들, 선생님들, 부모님들이 주셨던 감동과 희망들을 뒤로 한 채, 해산하고자 합니다.
‘맹자모’라는 명칭은 2002년 조직 정비 과정에서 맹자모 스스로 만든 이름이었습니다. 이 모임의 이름을 ‘맹산 반딧불이자연학교 자원 활동가 모임’이라고 정할 때는 그 이름 속에 저희 나름으로 부여했던 정신과 의미가 있었습니다. “생태안내자모임”, “자원봉사자모임” 등도 논의되었지만, 저희의 정체성을 명확히 드러낼 수 있는 이름으로 선택한 것이 바로 ‘맹산반딧불이 자연학교 자원 활동가 모임’이었습니다. 그러므로 이후에 분당환경 안에 생태안내자모임과 같은 어떤 조직이 존재한다 하더라도, 그 조직은 그간의 고유했던 “맹자모”와 같을 수 없음을 마지막으로 밝힙니다.
2011년 4월19 일
맹산 반딧불이 자연학교 자원 활동가 모임 일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