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환경스페셜 ‘수컷, 그 비겁한 사랑’ 방송안내

2009년 2월 10일 | 야생동물길라잡이

요즘 잘들 지내시죠?

제가 몸 담고 있는 곳에서 만든 프로그램입니다.

계속 출장 다니느라 편성이 잡힌 것도 어제 알았네요.

수컷들의 사랑은 정말 비겁한 것일까요?
아님 또 다른 사랑의 표현은 아닐까요?
번식이라는 목표를 위해 보여지는 동물들의 또 다른 사랑이야기가  2009년 2월 11일 (수)밤 10:00~10:50 KBS 1TV 방송됩니다. 

번식은 생물들에게 매우 중요한 과정이자 목적이다. 어떤 종은 평생을 번식을 위해 살고, 어떤 종은 번식과 동시에 생을 마감한다. 번식은 늘 경쟁을 불러오며 승리자에게 후손을, 패배자에겐 외로움의 고통을 안긴다.
‘수컷, 그 비겁한 사랑’은 약하고 비겁한 수컷들의 이야기이다. 번식이라는 목표를 이루기 위해 때로는 비굴하고, 때로는 목숨을 걸고, 때로는 속임수를 쓰는 수컷들의 삶!
 

■■■ 끊임없이 경제력을 과시하라! ■■■  

쇠제비갈매기는 물속으로 다이빙해 물고기를 잡아먹는다. 알을 밴 암컷 쇠제비갈매기에게 이 다이내믹한 사냥 법은 부담스럽다. 그래서 수컷의 사냥능력은 암컷이 짝을 정하는 가장 중요한 기준이 된다.
일부일처제인 쇠제비갈매기도 이혼을 한다! 수컷의 경제력이 떨어져 번식에 실패한 경우인데, 그 비율이 20%에 이른다. 이혼 후, 수컷은 다시 짝을 맺기 힘들기 때문에 끊임없이 자기 능력을 과시하며 결혼관계를 유지해야 한다. 의심 많은 암컷을 위해, 먹이를 달라고 보채는 새끼들을 위해 수컷은 차가운 물속으로 수 백 번 몸을 던진다!

■■■ 무조건 껴안아라! ■■■

보통 개구리들은 울음소리로 암컷을 유혹한다. 하지만 무당개구리는 울음소리도 작고 별다른 구애법이 없다. 무당개구리가 번식에 성공하려면 암컷을 껴안고 놓치지 않아야 할뿐이다. 하지만 여기에 몇 가지 장애가 있다. 암컷의 수가 턱없이 부족하고, 무당개구리의 시력이 좋지 않다는 것이다.
눈이 나쁜 수컷들은 일단 움직이는 것은 닥치는 대로 껴안고 본다. 하지만 그 중에서 암컷을 껴안는 것은 행운 중의 행운! 대부분 수컷 무당개구리들은 다른 수컷을 껴안거나, 다른 청개구리나 참개구리를 암컷으로 착각하고 껴안는다. 어두운 밤, 힘없고 멋없는 무당개구리 수컷들은 밤새 헛심만 쓴다!

■■■ 암컷의 눈치를 잘 살펴라! ■■■

거미들은 곤충을 잡기 위해 거미줄을 사용하면서부터 촉각이 발달했다. 하지만 나머지 감각기관들은 퇴화된 동물이다.
무당거미 암컷의 덩치는 수컷보다 몇 배나 크다. 암컷보다 작은 수컷은 암컷의 눈치를 봐가며 짝짓기를 한다. 몸속의 알을 불리기 위해 식욕이 왕성해진 암컷에게 접근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 수컷은 거미줄을 흔들어 암컷에게 자신의 존재를 끊임없이 알려야 한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눈이 나쁜 암컷이 수컷을 먹이로 착각해 목숨을 잃을지도 모른다. 사나운 아내와 함께 살아가는 공처가 수컷 무당거미의 슬픈 결말!  

■■■ 도둑장가라도 가자! ■■■

연어는 자기가 태어난 곳으로 돌아와 알을 낳는 습성을 가지고 있다. 수천 킬로미터의 바다와 험난한 강줄기를 거슬러 힘들게 고향에 도착하지만, 번식지에서도 고난은 계속된다!
수컷 연어들은 암컷이 좋아할 만한 산란 터를 확보하기 위해 경쟁해야 한다. 대부분 덩치가 크고 힘이 센 수컷 연어들이 좋은 자리를 차지하고 번식의 기회를 여러 번 갖는다. 영역을 갖지 못한 약한 수컷들은 번식을 위해 다른 방법을 찾는다. 도둑장가를 드는 것! 다른 연어부부가 산란을 할 때 몰래 접근, 자신의 정액을 섞어 후손을 남긴다. 정상적인 방정에 비해 수정률은 떨어지지만, 약한 수컷들에게는 번식을 위한 유일한 대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