맑고 화창한 봄날의 절정, 청명 (淸明)

2014년 4월 4일 | 녹색소식, 참여

강남 갔던 제비가 돌아온다는 삼월삼짇날도 지나고 어느덧 봄꽃들이 차례지어 만발하며, 봄햇살과 바람은 따스하고 날씨는 화창한 아름다운 봄날입니다. 특히나 올 봄은 평년보다 포근한 날이 많아 개나리, 진달래, 벚꽃 등 봄의 전령사들이 일찍 봄소식을 전해 벌써 난분분 꽃비를 흩뿌립니다.

크기변환_사본 -20080410 176

 청명(淸明), 이름만 불러보아도 참 맑고 밝습니다. 청명은 말 그대로 하늘이 점차 맑아진다는 뜻을 지니고 있지요.  춘분과 곡우사이의 절기로써 4월 5일경으로, 이 시기부터 날이 풀리고 화창해져 농사 준비를 시작하는 시기입니다. 청명이 드는 날이 식목일과 겹치는 이때는 온갖 초목이 새로 자라기 시작하는 봄의 중심이 됩니다. 천지간에 양기가 왕성해지는 때라 “청명에는 부지깽이를 꽂아도 싹이 난다.”는 옛말이 있을 정도죠.

청명에는 살랑살랑 귀엽고 앙증맞은 제비꽃, 양지꽃, 냉이꽃이 모둠지어 피고 마당에는 살구, 자두, 앵두꽃이 앞다퉈어 피어납니다. 양지바른 무덤가에는 할미꽃이 피고, 알에서 나온 병아리들이 햇살 좋은 마당을 돌아다닙니다. 나비가 날아다니고 아이들은 온 들을 쏘다닙니다. 아이들이 꽃 소식 전하는 소리를 들으며 어른들은 일손을 놀리죠. 아이들 자라는 기운이 봄의 기운과 하나가 됩니다.

사본 -P2060103

 농가에서는 이 무렵부터 한창 농사철에 들어가 논밭의 가래질, 논밭 둑 다지기, 보리밭 매기, 채소 파종 등을 시작하느라 바쁩니다. 바닷가에서는 청명과 한식에 날씨가 좋으면 어종이 많아져서 어획량이 증가한다고 하여 날씨가 좋기를 기대하며 고기잡이 같은 생업 활동도 활발해집니다. 곳에 따라서는 손 없는 날이라고 하여 특별히 택일을 하지 않고도 이날 산소를 돌보거나, 묘 자리 고치기, 집수리 같은 일을 합니다.  이러한 일들은 봄이 오기를 기다리면서 겨우내 미루어두었던 것들이죠.

 예전엔 지금처럼 대기오염이나 미세먼지 걱정이 없었으니 정말 맑고 파란 하늘을 볼 수 있었을 테지요. 하지만 지금이나 예나 싱그러운 봄날을 맞이하는 설레는 마음은 똑같네요. 요즘같이 바쁜 현대생활을 함에 있어 갈수록 청명의 의미는 더 빛을 발하지 않나 싶습니다.

 사본 -1270729648926[1]

 “벚꽃이 일찍 피면 풍년이 든다.” 라는 날씨 속담이 있듯이, 올해도 풍년이 들어 농민의 얼굴에 웃음꽃이 활짝 피어나기를 소망해봅니다.

천지자연의 새 기운과 함께 혼탁함과 어둠을 밝히고 삿된 기운을 물리치며, 새 봄을 맞이해보세요.

정미경(녹색교육센터 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