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칩과 세계야생동식물의 날

2014년 3월 5일 | 녹색소식

경칩(3월 6일)은 봄을 맞아 벌레가 놀라서 깬다는 날입니다.

옛날 사람들은 이날 처음으로 하늘에서 천둥이 울려 이 소리에 땅속의 벌레들이 놀라 깬다고 생각했는데요. 따뜻해진 날씨덕분에 벌레들이 깨어나고 개구리도 깨면서 덩달아 농부도 머슴도 깨어나 바쁜 한해 살림살이에 들어가야 하는 시기입니다. 논과 밭에선 보리 밟기로 봄을 시작하고 집에서는 흙벽을 새로 바르거나 무너진 담벼락을 보수했습니다. 겨우내 얼었다 녹았다 하며 흙이 부드러워져 경칩에 흙일을 하면 탈이 없다고 했는데요.  또 노래기를 퇴치하는 풍습도 있었는데, 이는 봄기운에 깨어난 벌레들중에서 사람에게 좋지않은 벌레들을 튀치하여 위생을 깨끗이 하고자 한 것이라 합니다.

경칩즈음은 북서계절풍이 약해지고 기압계의 변화가 빨라지면서 변덕이 심한 날씨가 이어집니다. 낮밤의 일교차가 커지고, 어제와 오늘의 온도차가 15도를 넘으로면서 한파주의보가 내기기도 하고, 또 가뭄이 잘 듭니다. 경칩후 첫 5일 즉 초후에는 복숭아꽃이 꽃피기 시작하고, 10일 넘어선 중후에는 꾀고리가 울며 마지박 5일에는 매는 보이지 않고 비둘기가 날아다닌다고 합니다..

 특히 이즘이면 노인분들이 계곡이나 물이 고인 웅덩이에서 도룡뇽이나 개구리알을 건져 잡아먹는 것을 보기도 했는데요. 옛날 먹을 것이 없었던 옛날 풍습인데 아무리 몸에 좋다지만, 커버리기도 전에 다 잡아먹으면 개구리나 도룡뇽도 씨가 말라버리지 않을까 걱정입니다..

 양서류는 곤충의 주요한 포식자로서 생태계에서 곤충의 수를 조절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양서류가 사라지면 모기 등 질병매개 곤충이 늘어나 사람과 가축의 질병이 증가하고, 농작물 또한 피해를 입습니다. 지구온난화의 영향으로 한반도는 현재 아열대성 기후로 변화하고 있는 중이며 이에 따라 곤충의 수가 증가하고 종류도 다양해질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양서류가 감소한다면 그 생태적 악영향은 더욱 심각할 것입니다. 이렇게 양서류는 일반 생태계 뿐만 아니라 인간의 건강과 복지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매우 중요한 생명입니다. 하지만 최근들어 양서류가 서식하는 논, 웅덩이, 계곡 저수지 등 습지들이 많이 파괴되고 줄어들면서 양서류 수와 종이 크게 줄어들고 있어서 큰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지난 3월 3일은 UN 지정한 첫 “세계 야생동식물의 날”이었습니다. 2013년 12월에 열린 제68회 유엔총회(United Nations General Assembly)는 세계 야생 생태계에 대한 의식을 고취하고 ‘멸종 위기에 처한 야생 동식물종의 국제 거래에 관한 협약(CITIES)’을 기념하기 위해 이 협약이 채택된 날인 3월 3일을 ‘세계 야생 동식물의 날(World Wildlife Day)’로 선언하였습니다.

하지만 무슨 무슨 날을 지정하는 것보다 구체적인 실천이 더 중요하겠지요. 지난 2006년 이후 우리나라 4대강의 습지면적은 약 40%이상 줄었다고 합니다. 서식지 보전은 야생동물보전의 가장 핵심이지만 무분별한 토건사업과 규제완화는 지금도 야생동식물들의 생명을 크게 위협하고 있습니다.

올해 10월엔 세계생물다양성 총회가 평창에서 개최됩니다.  우리 나라는 개최국으로서 생물다양성 증진을 위한 진정한 모범 행동을 보여야 할 것입니다!

 

육경숙(녹색교육센터 소장)

 

* 참고자료 : 장영란 <자연달력 제철밥상>, 안철환 <24절기과 농부의 달력>, 녹색연합 성명서 <3월3일은 UN 지정 세계 야생동식물의 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