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이 시원할수록 지구는 뜨거워진다? / 김혜애 (서울에너지드림센터 부센터장)

2013년 7월 25일 | 녹색소식

최 근 지구 온도가 점점 더 높아지면서 매년 기록을 새로 세우고 있다. 지난 2010년 6월에는 지구 온도가 1880년 이래 뜨거운 수치를 기록했는데, 이어서 몇 년동안 그 수준에 버금가는 온도를 보이고 있다. 이렇게 가다간 정말 지구상의 모든 생명체가 잘 살아남을 수 있을까? 우리가 필요 이상으로 많이 쓰는 에너지가 지구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작년 여름 서울의 최고기온이 32℃가 되었던 날, 전력예비율이 5.7%를 기록했다. 자칫 ‘대정전 사태(Blackout)’를 불러올 수도 있는 아찔한 기억이다. 이제 장마철이 다 끝나면 본격 무더위가 찾아올텐데 어떻게 해야 할까,,

 

우리나라 1인당 연간 전력소비량은 일본, 독일 등 주요 선진국들보다 높다. 그래서 국민들은 늘 반성하고 더 아껴써야 한다고 스스로를 독려한다. 하지만 가정용 연간 전력소비량을 보면 오히려 선진국들보다 낮다. 전기를 가장 아껴 쓴다는 독일 국민의 3분의 2 수준이며, 이웃 일본의 절반 수준이다. 문제는 에너지를 많이 쓰게 만드는 산업구조와 낮은 산업용 전기요금이다. 지금 당장 산업구조를 바꾸기는 어렵지만, 산업용 전기요금을 높여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전기 사용량을 줄여나갈 수 있게 하는 것이 필요하다. 정부의 책임이다.

 

그렇다고 가정에서는 손놓고 있을 문제는 아니다. 몰라서 못하는게 아닌, 에너지절약 실천수칙을 다시 한번 새겨보자.

에어컨 등 전기냉방기기의 사용을 줄이고, 사용시간외 TV, 컴퓨터, 충전기 등의 플러그를 뽑는 것은 이제 기본이 되어야 한다. 실내온도는 26℃ 이상으로 유지하고, 사용하지 않는 곳의 조명은 완전히 끈다. 특히 무더위철 전력피크타임(오후 2시~5시)에 에너지 사용을 지혜롭게 조절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만약 전력 비상이 오면 전기냉방기의 사용을 중지하고 다리미,청소기,세탁기,전자렌지,식기세척기,헤어드라이기 등의 사용을 중지한다. 또한 재난상황파악을 위한 TV,라디오를 제외한 가전기기의 사용을 중지하고, 꼭 필요한 경우를 제외하고 각 방의 조명등을 모두 끈다. 만약의 경우를 위해 손이 쉽게 닿는 곳에 초나 자가발전용 랜턴, 태양광 스탠드 등을 준비해두는 것도 좋겠다.

 

몇 년전엔가 에어컨 광고중에 이런 문구가 있었다. “***이 지구의 온도를 시원하게 합니다” 길을 지나다 에어컨 실외기에서 훅~ 하고 내뿜는 더운 공기를 접한 사람이라면 이 광고가 얼마나 한심하게 느껴졌을까?

뒤집어서 이렇게 생각해보자.

“우리 집이 시원할수록 지구의 온도는 뜨거워진다!”

global-warm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