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3강] 경제성 없는 운하, 환경재앙만 부른다

2008년 4월 22일 | 녹색시민 강좌

2차 녹색시민강좌 3강_운하,환경재앙부른다_공유_박진섭 생태지평 부소장.pdf

 

4월 17일 진행된 2차 녹색시민강좌 3강은 박진섭 생태지평 부소장님과 <경제성 없는 운하, 환경재앙만 부른다>라는 주제로 진행되었습니다.
이번 시간에는 경제성 없는 운하건설로 인한 수질오염, 하천생태계 파괴, 홍수피해, 습지파괴 등의 실제 모습을 미국 운하를 통해 살펴보았습니다.

우리나라의 강은 기울기가 심하고 하상계수(하천의 최소유량과 최대유량 차)와 계절에 따른 강수량 편중이 극심합니다. 특히 한강과 낙동강은 연결지천(각 703개, 785개)이 많아 홍수와 가뭄 등에 대한 통합관리가 필수이며 지천의 급류형성과 토사유출은 선박운행에 막대한 영향을 미칩니다. 이러한 이유들로 우리나라의 강은 운하에 적합하지 않습니다.

경부운하는 수많은 수중보와 갑문을 설치함으로써 흐르는 강을 정체된 호소로 만들어 부영양화의 원인을 제공합니다. 극심한 수질오염이 진행 중인 낙동강은 최근 페놀과 포르말린 유입사고까지 발생하여 국민의 먹는 물이 위협당하고 있는 상황에 처해 있는데, 경부운하는 불난 집에 부채질하고 기름까지 퍼붓는 일 아니겠습니까? 실제로 네델란드 볼커라크-줌 호수는 2002년 녹조 발생으로 수많은 새들이 떼죽음을 당하였습니다. 바다를 막아 만들어진 볼커라크-줌 호수는 암울한 새만금의 미래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수중보를 철거하여 물을 흐르게 하는 것만으로도 자연스럽게 수질이 개선된다는 것은 이미 여러 연구결과에서 명백히 나타났습니다. 그런데 경부운하 건설로 수중보를 만들겠다고 하는데 이는 정부가 수질오염에 앞장서겠다고 선언한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또한 수질개선을 위해 지속적인 준설작업을 하겠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실제 준설은 수질개선에 전혀 효과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운하 건설시 선박운행을 위한 수심 확보를 위해 강바닥을 굴착하는데 이는 하상 평형을 파괴하여 유사교란과 유황변화를 가져와 하천 구조물을 파괴시키게 됩니다. 이로 인한 지하수위의 급격한 변화는 지하수 고갈로 이어져 농업에 영향을 미치고 지반 침하로 기반시설을 붕괴시킬 위험을 초래합니다. 또한 하상변동과 지천의 토사유입을 막기 위해 수제 건설과 상시적인 준설 작업은 강을 직강화시켜 생태계를 파괴시키며 수몰 및 홍수피해를 가중시키는 결과를 가져옵니다. 그리고 경부운하 건설시 취수원을 이전하고 강변여과수와 같은 방법으로 취수방법을 전환하겠다고 하는데 이것만으로는 먹는 물 공급대체는 불가능하며 10조원 이상의 추가 비용이 발생하게 됩니다. 또한 운하에서의 선박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는 것도 심각한 문제점입니다.

독일 MD 운하를 건설할 때 습지보전을 위해 22m 철심 콘크리트를 설치하는 방법을 시행하였으나 결국 오트마링 습지지역은 지하수 고갈로 파괴되었고, 미국의 플로리다 운하는 수질오염을 악화시키고 야생 국립공원 지역을 심각하게 훼손시켜 결국 운하를 폐쇄하고 강을 재복원하기로 하였습니다. 플로리다의 키미시 강은 1971년 운하건설과 동시에 복원논의가 시작되었고 1992년 복원이 결정되어 2017년 복원완료를 목표로 하고 있는 세계 최대의 복원사업입니다.

2005년 뉴올리언즈를 강타한 카타리나의 피해를 증가시킨 원인은 운하입니다. 운하는 폭풍해일이 급습했을 때 바닷물을 육지로 실어나르는 통로의 역할을 하게 되는데 뉴올리언즈의 MRGO 운하와 GIWW 운하로 인한 유속증가와 깔때기 효과는 6~7배의 바닷물을 육지로 유입하여 부실한 제방을 붕괴시킴으로써 그 피해를 증가시켰습니다. 또한 운하는 허리케인의 이동통로를 변경시켰다는 것이 마시리키 교수의 연구결과 밝혔습니다. 이러한 재앙은 태풍경로인 낙동강 하구에서도 발생이 예상되겠지요.

플로리다를 관통하는 바지운하는 대서양과 멕시코만 172km를 연결하는 사업으로 반대여론이 있었으나 건설업계의 강력한 주장으로 1935년 건설이 강행되었습니다. 28% 진척된 플로리다 운하는 오염을 발생시키고 도로시스템의 발달로 물동량이 전혀 없자 1971년 중단되었고 1991년 공식적으로 취소되었습니다. 현재 우리나라의 상황과 비슷한 플로리다 운하의 예에서 우리들의 현명한 선택은 오직 한 가지라는 게 분명해집니다.

 

한국의 운하건설에 대해 외국 학자들도 비판하고 있습니다. 또한 운하백지화 국민행동이 활동하고 종교계와 전국 교수모임에서도 운하반대 운동을 전개하면서 운하반대에 대한 범국민적 여론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정부는 연내에 운하계획을 추진하지 않겠다면서 한발 뒤로 물러섰지만 ‘운하가 삶의 비전’이라는 대통령의 말처럼 여전히 운하를 포기하지 않고 있습니다. 시민의 반대 목소리가 하나된다면 그들도 무작정 밀어붙이기는 쉽지 않을 것입니다.

 

운하가 발생시키는 환경생태적 재앙에 대해 상세히 설명해 주신 박진섭 부소장님께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다음 시간에는 김병기 오마이뉴스 기자와 함께 독일, 네덜란드, 미국 등 해외운하 사례를 살펴보며 운하의 실제에 대해 이야기 나누는 시간을 갖도록 하겠습니다.

* 강의자료를 파일로 올려드립니다. 외부사용시 꼭 출처를 밝혀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