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SBC 녹색교육센터 주최 섬환경 캠프 제 10기에 참여한 후

2011년 8월 11일 | 미래세대 섬환경캠프, 활동후기

 

제주도에서 5 6일이라는 짧지만 긴 시간을 보내고 온 뒤 서울에 오자마자 너무 그리운 것이 있었다. 제주도 숲의 맑고 자연적인 공기였다. 김포공항에서 오는 길, 우리 집 앞에 있는 청담근린공원을 들어섰을 때 너무 충격이었다. 원래 숲에서 한 숨을 크게 마셨을 때 느껴지는 그 맑음과 상쾌함은 없었고, 답답하고 탁한 도시의 공기가 끝이었다. 공원 바닥에는 쓰레기도 보였고, 심지어 유리조각까지 보였다. 그리고 나는 제주도의 마지막 날 맨발로 걸은 흙, , 그리고 숲의 느낌이 너무나도 그리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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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비로운 숲의 세계를 느끼자!”라는 주제로 떠난 제주도는 나에게 환경과 숲의 소중함을 환경에 대한 그 어떤 책보다, 다큐멘터리보다, 광고보다 더 강렬하게 느끼게 해주었다. 제주도를 갔을 때 처음으로 간 숲이 붉은 오름이었다. 붉은 오름을 처음 들어설 때까지만 해도 숲은 아직 나에게 너무 낯설었다. 나무의 뿌리로 울퉁불퉁한 포장되지 않은 길, 시끄러운 매미 소리, 옆에 거슬리는 나뭇가지와 나뭇잎 하나까지 너무 싫고 불편했다. 하지만 붉은 오름을 올라가면서 나는 점점 변했다. 인간의 흔적과 개발이 느껴지지 않았던 그 오름 속에 사람들의 간섭 없이 평화롭게 살고 있는 생물들이 너무나도 많았기 때문이다. 자세히 들어보니 숲 속의 매미 소리도 도심 속에 있는 매미 소리와 사뭇 달랐다. 돌멩이 선생님께서는 숲에서만 사는 매미이기 때문이라고 하셨다. 도시에서의 나무는 일정한 모양으로 한 방향으로만 자라는 무뚝뚝한 나무였다면, 여기의 나무는 잎도 풍성했고, 뿌리도 굵고 깊었으며, 온갖 벌레들이 기어 다니거나 버섯이 자라고 있었다. 도시에서는 보기 힘든 달팽이, 쇠똥구리 등 여러 벌레들을 쉽게 발견할 수 있었다. 숲은 정말 신비로웠고, 또 새로웠다. 하지만 신비롭고 새롭다고 느껴지는 다른 것들과는 달리 그냥 있는 그대로 건드리지 않고 싶었다.


 

           이렇게 아름다운 숲의 세계를 느껴보지 않은 현대인들은 모른다. 어쩌면 깨끗한 A4 용지보다, 에어컨 시원한 방보다, 편리한 자동차보다, 비싼 골프장보다, 더 깨끗하고, 시원하고, 편리하고, 값진 세계가 바로 숲과 우리 환경이라는 것을. 내 눈 앞에 있는 수많은 나무들이 모두 무참하게 베어지고, 이 곳에 살고 있는 무수히 많은 생명들이 포크레인에 의해 멸종될 것을 생각하니 너무 가슴이 아팠다. 그리고 지금 다시 서울에 돌아와서 일상생활을 할 때 안타까운 것이 너무 많다. 무심한 현대인들이 모두 내가 이 캠프를 통해 느낀 것을 그들도 느끼게 될 수 있는 날이 올까?

 

           평소에 길바닥에서 징그럽게 생긴 투명 매미 껍질을 발견하면 소리를 지르면서 짜증이 나고는 했다. 숲에서 숨바꼭질을 하고 나오는데, 같은 조인 샘물의 모자 위에 그 매미 껍질이 붙어서 나왔다. 나는 평소처럼 소스라쳤지만, 자미 선생님께서 뭐 어때? 이건 나한테 명품인걸? 7, 8년 동안 땅 속에 있다가 나온 명품 액세서리이자 보물인데?” 라고 하셨다. 그 말 한마디에 나는 느끼는 것이 많았다. 우리 환경, 우리 숲, 숲에 사는 모든 생물체, 모두 사람에게 있어서 귀중하고 값진 보물이다. 우리에게 물론 공짜로 주어졌지만, 공짜인 것에 비해 값어치를 매길 수 없는 매우 귀중한 보물. 근데 왜 사람들은 이런 보물을 돈까지 들여가며 파괴하는지 모르겠다. 진짜 소중한 것은 바로 눈앞에 있는데 말이다.

 

– 10기 참가자 황소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