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강 정직한 몸과 임신, 성이야기 [3차 녹색시민강좌-사랑과 결혼에 대한 녹색반란]

2008년 12월 2일 | 녹색시민 강좌, 활동후기

   

제3차 녹색시민강좌 <사랑과 결혼에 대한 녹색반란>

 

제2강  정직한 몸과 임신, 성이야기


우리들 모두는 누구나 태어났을 때에는 기쁨을 주는 소중한 존재였다는 걸 잊지 말자!

행복하게 산다는 것은 우리 세포 하나하나가 춤추게 하는 것!

2강 후기

 

나는 ‘결혼적령기다’. 아니 주변에서 그렇다고 얘기한다. 물론 이미 늦었다는 사람들도 있다. 왜 내가 ‘적령기’이며 또 왜 ‘늦었는지’ 이해가 잘 안되지만 어쨌든 그래서 그랬을까? 강의가 있다는 걸 알자마자 관심이 갔다. 사랑과 결혼을 ‘녹색’의 눈으로 본다는 건 어떤 것일까 궁금했고, 스스로 나의 ‘사랑과 결혼’을 진지하게 고민해보고 싶었다.


오늘 강의를 해주신 분은 열린가족 조산원의 서원심 원장님. 나와는 ‘너무 먼’ 이야기라고 생각했던 걸까? 어떤 얘기를 해주실지 짐작이 되질 않았다.

 


원장님이 첫 부분에 꺼내신 얘기는 ‘임신과 출산은 삶의 한 과정이며 정상적이고 자연스러운 일’이라는 것이다. 임산부는 환자가 아니라는 얘기는 여러 번 들은 적이 있다. 산모를 잠재적 환자로 보기 때문에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잘 먹고 잘 쉬라는 얘기를 많이 하는 거겠지……. 하지만 원장님은 임산부는 열심히 움직이고 적당히 먹어야 한다고 말씀하셨다. 특히 방바닥 걸레질처럼 엎드려서 하는 ‘운동’이 좋다고 하셨다. 그래야 아기가 세상 밖으로 나올 때 엄마도 아기도 좀더 편할 수 있다고. 사람들이 구멍을 통과할 때 하늘을 보고 나오는 것이 아니라 땅을 보고 나오는 자세가 편하듯이 아기도 엄마 뱃속에서 밑을 보고 나오는 것이 편한데 그렇게 하기 위해 엎드리는 운동이 좋다는 뜻이었다. 산모가 고통스럽게 오래 진통을 할 때 아기가 위를 보고 있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임산부는 예민하다. 몸도 마음도. 특히 몸이 예민하다는 것은 내 몸의 안 좋은 부분이나 생활습관이 바로 드러나게 된다는 뜻이다. 평소 위 기능이 좋지 않았는데 무시했거나 잘 모르고 지낸 사람들은 임신 기간 내내 입덧에 시달리며 고생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평소 운동과 담 쌓고 지내던 사람은 하체가 많이 붓는다고 한다. 근육량을 늘려야 한다는 신호라고.


입덧은 보통 12주, 길면 16주까지 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때가 장기가 생기면서 아기의 몸이 온전하게 갖춰지는 시기라고 한다. 이때 아기도 무척 예민해져서 외부에서 들어오는 것을 거부하기 때문에 엄마가 입덧을 하는 것이라고 한다.

 


 

 

그 외에 원장님은 여러 가지 말씀을 해주셨지만, 사실 짧은 시간 안에 ‘정직한 몸’, ‘성’, ‘임신’, ‘올바른 몸 관리’, ‘생태적인 성’을 얘기하고 이해하는 건 어려운 일이다. 대신 원장님은 강의 시간 내내 우리의 마음가짐과 예비 엄마, 아빠의 자세에 대해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고 얘기를 하셨다.

조산원에 처음 오는 예비 엄마, 아빠와 상담을 하면서 원장님은 여러 가지 면을 보고 나름 점수를 매겨 보신단다. 사람들은 흔히 ‘아주 사소한 것’을 걱정하고 집착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건강하고 자연스러운 출산을 하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은 엄마와 아빠의 마음가짐과 태도다. 그리고 자신의 몸을 잘 아는 것과 엄마, 아빠가 평소에 맺는 관계와 소통도 중요하며, 아이가 가져오는 변화에 적응하고 대처하는 자세도 중요하다.

 


 

어떤 방식으로든, 그리고 ‘직접’ 체험하든, ‘간접’ 체험하든 임신과 출산은 살면서 대부분의 사람들이 겪을 수밖에 없는 과정인데 나는 너무 모르고 산 건 아니었을까? 모른 척 하면서 산 건 아니었을까? 냉소하며 산 건 아니었을까? 진지한 고민이 없던 건 아니었을까? 의문이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사랑과 결혼, 몸과 성에 대한 ‘사소한’ 질문보다 내가 그것들을 어떻게 생각하고 대하고 있었는지 자꾸 생각해보게 된 시간이었다.

 

                                                                                                                      <기인선 녹색반란 참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