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길라잡이] 자연의 신성함과 마주한 울진 금강소나무숲길 탐방을 다녀왔어요

2015년 9월 23일 | 녹색시민교육, 활동후기

자연의 경이로움을 전하는 건강한 녹색시민교사 되기, 녹색길라잡이 6기 양성과정 교육생과 녹색교육센터 이사님, 녹색교육센터 회원님들과 함께 울진 금강소나무 숲길로 2박 3일 워크숍을 다녀왔습니다.  산양과 수많은 야생동물, 뭇생명들이 서식하는 야생의 숲, 울진 금강소나무 숲길에 들어 느릿느릿 생명의 속도에 발맞춰 걸으며 생명의 소리에 귀기울이고 생태감수성을 듬뿍 쌓을 수 있었어요.  울진 금강소나무 숲길에서 홀씨자연연구소의 양경모 선생님, 야생동물 흔적도감의 저자이자, 야생동물 전문가인 최현명선생님, 야생동물 전문가인 이상규선생님이 함께 하셨답니다. 울진 현지에서 금강소나무숲길 안내센터의 박은영팀장님과  녹색연합에서 파견 활동을 하고 계신 서재철 전문위원님,  (사)산양보호협회 울진군지회의 김상미 교육팀장님, 금강소나무숲길의 하용태 숲해설가님께서 길안내와 더불어 여러가지 물심양면으로 도움을 많이 주셨습니다. 고맙습니다!  참여한 녹색길라잡이 6기 샘들의 후기를  사진과 함께  공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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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생동물 재활사란 직업에 관심있다보니 야생동물의 구조와 방생까지의 과정만을 생각했는데 울진 금강소나무숲길을 걸으며 자연이란 큰 부류에 속해 있는 것이 야생동물이란 사실을 새삼 깨닫게 되었고 자연에 대한 공부역시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자연이 가진 위대함에 감탄을 했고 앞으로 이런 워크숍이 있으면 다시 가고 싶습니다. 이민아(별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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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울진숲길여행 정말 좋았습니다. 그동안은 우리6기 샘들과 수업시간 및 휴식시간에 잠깐잠깐 대화의 시간이 있었으나 이번 2박3일의 일정동안 여러샘들을 좀 더 잘 알 수 있는 계기가 되어서 좋았습니다. 처음 울진 숲길을 와본 입장에서 당연히 금강소나무숲이 인상적이었으며, 달맞이꽃의 개화장면을 본 것 또한 오랫동안 기억될 장면이었습니다. 양경모샘의 자연의 소리와 더불어 이번 십이령길목에서 무언명상 시간 중에 들은 물(계곡수, 개울물, 도랑물)소리가 가장 인상에 남는 경험이었습니다. 다음에 꼭 다시 갈 겁니다! 김태호(솔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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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박 3일 울진숲길탐방! 못 가본 곳이 참으로 많은 내가 울진 금강송 군락지를 다녀왔다. 우리 땅에 살아 숨쉬는 생명과의 만남! 야생동물의 흔적을 통한 만남이었다. 그들이 주인인 산은 말없이 세월을 살아냈지만 그 속의 동물들은 이미 모습을 감추어 버린 지 오래다. 야생의 최상위 포식자가 ‘담비’라는 이야길 듣고 많이 놀랐다. 장엄한 금강송 숲속에 어슬렁 모습을 나타낼 호랑이나 늑대, 여우가 이젠 동화 속 동물이 되어버렸다니…숲을 거닐고 잠시나마 그들의 이야길 듣고자 기대했지만, 다양성이 사라진 숲은 이미 병들어 있었다. 마음이 무겁고 아프다. 숲을 사랑하고 녹색을 추구하는 그들에게도 묻고 싶다. 꽃의 이름을 많이 알고자 예쁜 자연을 알리고자 하는 노력이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인지 가끔은 다잡아 보아야 할 것이다. 생태계는 지나친 사랑과 관심도 괴롭힘이 될 것이다! 멀리 떨어져 지그시 바라보는 일은 인간뿐 아닌 자연에게도 해당되는 일이라 생각된다. 유현미(류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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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잔한 향기가 온방을 감싸듯 그러다 초록풀사이에서 알아봐 달라고 가끔 자신의 존재를 알리는 지금의 제모습 같네요. 울진숲길탐방은 저에게 뭐든지 처음이라는 거! 꽃이름, 생김새, 똥, 내무반, 정열이 넘치는 선생님들, 홀로여행… 숲을 다시 보게 되고 곧게 뻗은 금강송숲길을 천천히 온종일 느껴보아서 좋았습니다. 냇가에서 발 담그고 하늘보고 담소 나누던 추억들을 마음에 새겨봅니다. 결혼 전 친구랑 함께한 망양정에서 아줌마가 되어 올라가본 그곳도 기억에 담겠습니다. 김지은(난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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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갖은 잎들,

갖은 꽃들,

갖은 벌레들을 명확한 소리로 이름을 부르는 그대들

자발적 상생의 초록빛으로 서로 물들임이 되는 순연한 마음들을 따라가며

 

이틀……

투구각시꽃이 길목을 지키는 낙엽송 오소리길을 지날 때는

갈무리 잘된 정원에 조심스런 발디딤으로

오백년 소나무는

샤머니즘의 극치

비밀스런 부족의

추상같은 위엄을 뿜는 추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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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흘……

사람의 내력 보다

산양의 내력을 보듬는 그대들 곁에서

지고한 속울음

지순한 겉웃음도 눈치 채고

 

귀로…..

감성 일ᆞ가ᆞ견으로 아름다운

그대들을 보며

새벽냄새

저녁 냄새가 다르던 소광리의

추억을 각인하는

사소한 밤나무의 서입니다. 최명운(사소한밤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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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생의 동물과 고마운 금강송을 느끼려고 오지로 향한 대도시의 나. 오래전 울진숲을 걸었던 기억이 있어 행복했고 깊은 숲 생명들의 응원으로 숲교사 역할에 힘이 붙었다. 생존, 작게는 취향이나 관심, 기쁨이라는 이유로 자연 곁에서 보낼 수 있었던 시간들이 감사했고 또 그만큼 빚이 있다. 이것이 일상과 프로그램에 나타나도록 애쓰는 숲활동가를 꿈꾼다. 김채경(질경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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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에서 따먹은 오미자의 경이로운 맛과 곰취 장아찌의 알싸한 맛도 잊지 못할 것 같다. 바닥에 널린 총알모양의 도토리 그리고 매끄러운 속살을 드러낸 밤송이들. 부드러운 대지를 흔드는 나무들과 시원한 바위 밑으로 흘러가는 계곡물. 이미 붉게 변해 푸른 소나무 옆에서 더 눈에 띄는 단풍. 서로 뒤엉켜버린 가지. 산을 오를 때의 지긋한 다리당김과 하늘에 닿을 것만 같던 아찔한 높이의 산. 숲속에 뿌리내린 나무가 된 황홀한 느낌이었다.  벌레들이 모여들고 동물들이 반응하는 최고의 공존의 공간에서 아름다움을 배우고 간다. 예쁘지 않은 꽃은 없다라는 동요를 흥얼거리며 ‘예쁘지 않은 인간과 동물은 없다’를 깨달았다. 화전민터를 보고 숲과 인간 그리고 역사의 긴밀한 관계를 깨달았다. ‘인간은 스스로 존재하지 않는다’라는 생각을 했다. 대지와 나의 관계, 나의 삶과 숲의 관계를 깨달았다. 도시에서 나고 자란 나에게 숲은 이상의 존재. 이상 속에서 며칠 동안 행복했다. 자유를 깨달았고 바다의 고요함 때로는 강한 부딪침을 배운 시간이었다. 장유리(아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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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 <흔적>

나무위에 구름이 앉았다

구름의 무게가 짓누른다

겹겹이 쌓인 바위의 거품

비는 빛을 걷어내고야 만다

빛은 물을 만나 꽃이 된다

위로 솟은 태양의 아이

바위에 붙은 태양의 주름

바위는 돌이 되고

돌은 흙이 된다

태양은 한줄기의 흙이 된다 // 아찌(장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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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교육을 통해 생태철학에 대한 깨우침이 있었고 그 연장선에서 다녀온 울진금강소나무숲길 탐방. 그 숲에서 바라본 건강하고 울창한 금강소나무들에서 자연의 경이로움, 소중함 그리고 고마움, 지켜야 하는 책임감이 강하게 느껴졌다. 숲길 탐방을 함께 한 길라잡이 6기생들의 감성과 가르침은 내게 스승이었고 소통의 즐거움이 있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이미영(함박꽃나무)

까마득하게 잊고 있었던 유년의 시절, 동무들과 함께 돌아가 별도 보고 반딧불이도 만나고 달맞이꽃향기도 맡으면서 초록빛의 나를 만나고 왔습니다. 서정옥(뚱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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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산도 식후경인지라 무엇보다 그곳의 산채를 이용한 훌륭한 식단이 좋아서 더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야생동물흔적도감’의 공동저자 최현명선생님의 오랜 시간의 애정 어린 관찰에서 기인한 살아있는 생생한 강의가 감동이었고, 너무 짧아 아쉬웠습니다. 박병희(감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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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황색기와집 굴뚝에서 피어오르는 흰 연기와 저녁 공기를 가르며 퍼져 나가는 구수한 밥 냄새, 주위의 풀냄새는 가슴 속 깊이 숨어있던 그리움을 흔들어 깨웁니다. 정성껏 준비한 웰빙 음식을 먹으며 정과 마음을 나누는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그러나 로드킬을 당해 처참하게 죽어있는 동물들을 마주하며 우리들의 편리함이 너희들을 지켜주지 못해 너무 미안해서 소리없이 울었습니다. 앞으로 너희들을 지켜주는 일이 무엇일지 생각에 잠기는 계기가 되었던 시간이었습니다. 이정숙(솔부엉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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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진 금강소나무 숲길! 가기 전엔 몰랐습니다 우리나라에 이렇게 좋은 숲이 있다는 것을… 참 고맙네요 이 좋은 가을날 뒷산 숲에만 가도 즐거운데 애국가 가사에도 있든 붉은 철갑을 두른듯한 그 기상과 그 웅장함에 너무나 가슴이 벅찼습니다. 그중 가장 가슴에 남는 것은 폭신한 깔비(솔잎) 위에 앉아 솔바람 소리 들은 것입니다 가랑비가 솔잎을 건드린다 할까, 몇 가닥의 비단이 흔들린다 할까, 설명할 수 없는 솔잎의 속삭임과 같은 솔바람 소리 송운이라 한다는 것도 처음 알았습니다. 이렇게 알차고 야무진 숲길여행을, 좋은 추억 한 아름 안겨준 자미샘께 감사의 마음 가득 드립니다. 박병란(산들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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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에서 벗어나 올무에서 벗어난 자유로움에 취에 든든한 금강송의 기를 받으며 아침을 맞이했던 시간이 그리워집니다. 녹색교육센터 울진 금강소나무숲길 워크숍 일정을 통해 자연과 함께 하는 나를 다시 한 번 돌아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던 듯합니다. 조금은 몸이 불편해서 충분히 느끼지 못한 것이 아쉬웠지만 대자연속에서 아주 작은 내가 존재하고 있다는 존재감도 느꼈고요. 자미님을 비롯한 운영진의 너무나 수고하시고 매끄럽게 진행해 주신 덕에 보람된 워크숍이 된것에 감사드리며 저의 작은 손길 하나라도 도움이 되는 삶이 되길 기원해봅니다. 연영화(다람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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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은 설렘의 연속이다. 구비구비 돌고돌아 금강송과 마주한다. 곧게 뻗은 기세에 왠지 숙연해진다. 자연 속에서 난 참 자그마한 존재다. 조용히 작은 풀벌레 소리를 들으며 각자의 신성함에 마주한다. 숲길을 걸으며ᆢ 어딘가에서 자신의 몫들을 행하고 있을 야생동물들을 기억한다. 잊혀져가고 있는 그들에게 잘 지내냐고 인사도 나누고 다시 한 번 그들을 기억해본다. 오백 년 된 할아버지 소나무께는 영험한 신비를 만끽한다. 함께한 이들과 손과 손들을 이어 할아버지의 숨소리, 삶의 무게, 진지함 ᆢ 가만히 눈 감고 기대어 본다. 포근함과 외로움이 교차하며 기대고프다. 그대들의 신성한 자연을 난 얼마나 사랑하고 함께하고 있느냐? 끊임없는 물음을 뒤로 하며 울진의 숲길은 기억한다. 이명숙(애벌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