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뉴스에 비움과 나눔의 잔치가 나왔어요~

2009년 1월 6일 | 녹색단식

 

모두들 알고 계시죠? ㅎㅎ

오마이스쿨 최진섭 본부장님께서 작성하신 기사 원문 올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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굶어 본 자만이 안다, 밥의 참된 가치를…
단식과 명상으로 여는 녹색교육센터의 새해맞이

                                                                                           기사작성 : 최진섭

 

먹을 때, 만물의 순환을 기억할 수 있는가.

걸을 때, 하늘의 선회를 기억할 수 있는가.

일할 때, 그 하는 일로 말미암아 행복한가.

말할 때, 그대 말에 간교함이 섞이지 않았는가.

물건 살 때, 무엇이 필요한지를 알고 있는가.

갈등을 겪을 때, 조화를 이루고자 애쓰는가.

  

▲ “배고파요” 녹색교육센터에서 주최한 신년맞이 비움과 나눔의 단식잔치에 참석한 참가자들.

ⓒ 최진섭

단식

2008년 12월 31일부터 4박5일간 녹색연합 녹색교육센터 주최로 강화도 오마이스쿨에서 열리는 단식캠프 참가자 20여 명의 사람들은 덩 밍 다오의 <향기로운 사람> 중에 나오는 이 구절을 읽으며, 녹색단식을 시작했다.  녹색단식의 주된 목적은 다이어트가  아니라 자신만을 챙기려는 욕심을 비우고 다른 생명체를 돌아보는 것이다.

'먹을 때, 만물의 순환을 기억할 수 있는가?'

먹을 때, 식탐 없이 먹는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까? 맛있고, 기름진 음식을 배부르게, 자주 먹는 것이 대다수 사람들의 희망 사항이다. 먹을 때마다는 아니더라도 가끔씩은 '만물의 순환을 기억'한다면 보다 조화로운 삶을 살게 되지 않을까 싶다. 그러기 위해서 가장 좋은 방법 중의 하나는 단식을 경험하는 것이다. 굶어 본 자만이 안다. 밥 한 숟가락의 참된 가치를. 밥알 하나 속에 담긴 순환의 의미를.

지금 여기서 행복하자

  

▲ 지금 여기서 행복하자! “지금 여기서 행복하자”, “부자되거라, 건강하거라, 행복하거라”는 소원이 적힌 연을 강화도 오마이스쿨 운동장에서 날리고 있는 이영호씨(39).

ⓒ 최진섭

'비움과 나눔의 잔치'라고 이름 붙인 녹색교육센터의 신년단식에 참가한 20여명은 4박5일 동안 단식만 하는 것은 아니다. 매일같이 풍욕, 냉온욕, 요가로 아침을 열고, 밀랍초잔치, 걷기명상, 숲길산책, 갯벌산책, 댄스세라피 등의 프로그램에 참가하면서 마음을 살찌게 한다.

단식 이틀째인 1월 1일 새해에는 '내 꿈 하늘 날리기' 시간을 갖기도 했다. 2인 1조가 되어 방패연과 가오리연을 만든 참가자들은 저마다의 소원을 연에 적은 뒤 하늘에 날려 보냈다.

 

'지금 여기서 행복하자'(윤소영, 30)

'부자되거라, 건강하거라, 행복하거라'(이영호, 39)

'2009년에는 행복하길, 화목하길, 사랑하길'(이영경, 37)

'몸도 마음도 건강한 2009년 상생의 기운이 모두에게 함께 하길!'(김지원, 28)

'영혼이 자유롭고 향기롭게 사랑과 기쁨이 가득한 이십대의 마지막 2009년이 되길. 더 많이 걷고, 더 많이 따뜻하고, 더 많이 행복하기.'(이혜성, 29)

'격변 속에서도 안정감과 평화를 유지하기. 많이 설레는 희망.'(아침)

 

격변 속에서도 평화를

  

▲ 격변 속에 평화를! 이영경 씨와(앞쪽) 비폭력평화운동가 아침 님의 새해 소원을 적은 연.

ⓒ 최진섭

이름보다는 애칭으로 불러 달라는 아침 님은(비폭력평화센터 강사) “작년에 단식을 하면서 바다의 일출을 보는 것보다 더 큰 마음의 일출을 경험했다”면서 작은 것의 소중함을 강조했다.

“단식을 하면서 몸과 마음을 비우니까, 삶에서 정말로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몸이 즉시 알려주더라고요. 바로 평소에는 놓치고 지내던 먹는 것, 숨쉬는 것이었죠. 인간이 자연 속에 순환하는 일부라는 것을 온몸으로 다시 한 번 배우기 위해 또 참가했죠.”

새해의 소망을 연에 적어 하늘 높이 날려 보내던 단식 참가자들은 연날리기가 끝난 뒤 운동장에서 침묵하면서 걷기명상을 했다. 단식자료집에 나오는 “평화를 얻기 위해 그대는 평화롭게 걷는 일에서부터 시작할 수 있다. 모든 것이 그대의 발걸음에 달려 있다”라는 탁닛한 스님의 말을 떠올려가며.

 

“영혼이 자유롭고 향기로운 스물아홉을 꿈꾸며”

[인터뷰] 이혜성씨

 

  

▲ 스물아홉의 새해 첫날 등산, 요가, 밸리댄스가 취미라는 이혜성 씨는 자유롭고 향기나는 영혼을 꿈꾼다.

ⓒ 최진섭

단식

-참여하게 된 계기가 무엇인가요?

“녹색연합에 관심이 있어서 홈페이지에 들렀다가 알게 됐죠.”

 

-다이어트 할 몸은 아닌 것 같은데….

“저체중이라 잠시 망설이긴 했는데, 길게 하는 단식이 아니라 별 문제는 없을 것 같아요.”

 

-스물아홉에 꼭 이루고 싶은 것이 있다면 무엇이죠?

“결혼은 아직 깊이 있게 생각해보지 않았고, 일하면서 행복을 느낄 수 있는 직업을 찾고 싶어요. 지금 직업도 만족스럽긴 하지만 행복감을 느낄 정도는 아니거든요. 등산, 요가, 벨리댄스 같은 취미가 있는데, 취미와 직업이 일치되면 좋겠다는 생각은 들지만 아직 평생토록 하고 싶은 것을 찾지는 못했어요.”

 

-단식 중에 마음의 양식으로 삼을 책을 갖고 왔나요?

“22년 동안 차 없이 도보로, 침묵하면서 여행하는 존 프란시스라는 환경운동가가 쓴 <아름다운 지구인 플래닛 워키>라는 책을 읽으려고요. 지금 반쯤 읽었는데, 매우 인상적인 내용입니다.”

 

-새해에 바라는 것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그동안 너무 생각을 많이 하고 살아왔는데, 앞으로는 생각을 줄이고 많이 행동하고, 두발로 많이 걸으면서 지내려고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