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솜이 가족자원봉사 ‘날아라 새들아!’

2009년 8월 13일 | 가족 환경 자원봉사, 활동후기

드디어 기다리던 건강한 숲 만들기 체험의 날이다.

안양에서 방화역까지는 꽤 먼 거리였다. 더군다나 환경보호 차원에서 하는 행사이니.. 자가용 대신 대중교통을 이용하여야 하므로.. 늦지 않게 갈려면 아침 일찍 일어나 서둘러야 했다.

더 자려는 아이들을 억지로 깨워서 준비시키고, 아침도 먹는둥 마는둥 하고, 부랴부랴 나와서, 버스타고, 전철을 3번 갈아타서 방화역에 내려 공원까지 내리 걷는데… 솔직히 시간도 많이 걸리고, 날은 또 왜 이리 더운지.. 우리 가족은 사실 벌써부터 지쳐 있었다… 

오늘 행사에 잘 참여할 수 있을지 걱정이 되었지만… 막상 입구에서부터 모임 장소까지 가서 보니.. 같은 옷을 입은 가족들과, 행사 진행해주시는 분들이 계시고, 더군다나, 유명한 연예인 가족에 어린이 환경운동가까지 있는 것을 보고.. 오늘 뭔가 심상치 않은 일들이 벌어지겠구나 라는 호기심이 가득 들었다. 갑자기 없던 기운이 막 샘솟는 것을 느꼈다.남편도 아이들도 나와 같은 생각을 하였는지.. 뭔가 호기심 가득한 얼굴을 하고.. 지쳐보였던 얼굴은 다시 생기가 돌고 있었다.

같은 옷으로 갈아입고, 가족들 소개하고, 이 행사에 대한 취지를 들으니… 우리 가족이 이 자리에 얼마나 잘 왔는지.. 다시 한번 깨닫게 되었다…

숲의 소중함.. 그 숲이 건강하기 위해서 꼭 필요한 새에 대한 설명, 그 숲이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에 얼마나 많은 도움을 주는지에 대해 듣고서, 각자 정해진 조대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새 종류, 새의 걸음걸이, 새 먹이 숨기고 찾아보기, 새 이름 알아맞추기, 새 소리 흉내내기, 새 소리로 동화구연해보기 등 다양한 체험을 하면서.. 우리는 몰랐던 새에 대해 많은 것을 알아가고, 새와 친구가 되기 위해 열심히 그리고 즐겁게 배워나갔다.아이들도 전혀 생소한 놀이에 동화되어 호기심 가득한 얼굴로 너무 재미있게 참여하는 것을 보니.. 올 때의 그 지친 표정은 하나도 찾아볼 수 없었다.

 




 



 



 

4학년인 우리 딸은 가족들 이구동성으로 새 이름 알아맞추기 게임, 2학년인 아들은 새 먹이(땅콩) 찾기 놀이가 제일 재미있었다고 한다. 나와 남편은 새집 만들기가 제일 좋았다. 우리가 만드는 이 새집 속에 새가 날아와 보금자리를 만든다는 생각에 우리 가족은 열심히 만들었고, 아이들은 편지도 열심히 썼다.

개화산에 올라가서, 새집도 달아주고, 가지치기도 하고, 아이들은 모처럼 학교 공부에서 해방되어, 자연과 하나가 되어 푸르른 초록 나무들을 맘껏 바라보며, 이 숲이 놀이터가 되어 맘껏 다니면서 가지치기도 해보고, 새소리도 흉내내보고, 나무도 잘라보았다. 남편도 땀 뻘뻘 흘리며, 우리 새집 뿐만 아니라 다른 새집도 열심히 달아주었는데.. 그 모습이 참 보기 좋았다.

언제 이런 경험을 또 할 수 있을까?? 

 




 



 



 

모든 일정을 끝마치고.. 우리의 숲을 지키는 새들이 날아와 각자의 집으로 들어가 행복하고 단란한 가정을 꾸리면서 건강하게 살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산을 내려왔다.내년엔 다시 한번 와보자고 남편과 아이들과 약속하면서 말이다..

집까지 또 다시 힘들게 가야하지만.. 이번에는 별로 힘들지 않았다. 2시간 넘게 서서 갔지만, 우리가 숲에서 많은 것을 경험하면서 많은 꿈과 희망을 안고 왔기에 육체적으로 힘든 것은 별거 아니라 여겨졌다. 아이들도 불평 한마디 안하고.. 정말 새처럼 뭐가 그리 신기하고 재미있었는지… 오는 내내 재잘거렸다.

 



 

너무 소중하고, 좋은 경험이었다.. 오늘 같이 했던 분들과의 헤어짐이 약간은 아쉬웠지만, 다음에 또 볼 수 있다는 희망을 가져보고, 이렇게 좋은 체험을 하게 해주신… 여러 관계자 분들게 깊은 감사를 드린다. 다음에도 꼭 참여의 기회를 주시기를 간절히 바래본다.

또한 무엇보다 좋았던 것은 내가 제일 사랑하는 가족과 함께 한 점이라는 것이다..같이 해준 신랑 석훈씨, 딸 유림이, 아들 민구 너무 너무 고맙고, 앞으로도 쭉 함께 하는 가족이 되었으면 한다..  가족의 소중함도 다시한번 느끼게 된 시간들어서 더 감사하다. 

 

이성숙 (날아라 새들아 참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