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이 너무 맛있네요.

2008년 1월 3일 | 녹색단식

부지런하시네요. 벌써 글이 주렁주렁 달린 걸 보니 큰방에 모여 앉아있던 때가 기억나네요.
저는 지금 사랄라님 씨디를 들으며 과즙을 마시고 있었습니다.
맞아요. 1일에 집에 가자마자 보식을 시작했지요.
2일에 강의가 있는데 아무래도 뭐든 먹어야만 할 것 같아서요.
그런데 2일에 생리가 시작되고(보통때같으면 7일쯤 시작되어야하거든요) 몸이 축축 쳐지고 현기증으로 오래 서있거나 말을 할 지경이 안되어서 부랴부랴 취소를 하고 집에서 휴식을 취했습니다.
오늘까지 쉬고 내일부터 움직여보려구요. (저 팔자 참 좋죠?)

미음도 그렇고, 과즙도 그렇고 모든 그릇에 물을 부어 헹구고 다시 그 물을 마십니다. 발우공양하듯이 말이죠. 먹을 욕심보다는 귀하게 여겨져서요. 그냥 헹구어서 버리기엔 아깝더라구요. 이만큼 변했답니다.

김을 구워서 뜯어 꼭꼭 씹어먹는데 정말 감격이었답니다.
온갖 해물요리를 배터지게 먹는다고 나오지않을 감동적인 그 맛.
정말 너무너무 맛나서 앞으로 간식은 김으로만 할까 싶다가
이 미각이 유지될까 걱정하다가
이 미각을 위해서라도 먹거리에 좀더 세심하게 신경쓰기로 했지요.

이 상태로는 영구금연이 가능할지도 모릅니다.
사실 1년넘게 끊었다가 작년 대추리에 내려가서 지켜보기 너무 힘겨워 다시 피우게 되었거든요. 다시 끊을 때가 되었는데 그 계기가 쉽게 안와서 고민했는데 5년간은 끊을 수 있을 듯합니다.

1일에 부모님 사는 집으로 갔는데
보통 때 제가 그 집에 들어가면 하는 일이 부엌으로 가서 냉장고와 널린 음식들을 점검하는 것이었습니다.
좋아하는 견과류가 듬뿍담긴 머핀, 콩과 여러 고물이 들어간 백설기, 무시래기된장국, 찰진잡곡밥, 잘익은 김치과 깍두기 …..
그냥 구경만 하다가 자꾸 손이 가길래 눈을 감고 상상했습니다.
그 맛과 질감 …
그런 후에 그 후를 상상했지요.
만약 단식을 안했으면 엄청먹었을거에요.
저녁에는 술도 했을 것이고….
그것들이 쌓여서 피곤하고 몸이 무거워졌겠지요.

엄마는 위가 안좋아 약을 드시고, 아빠는 관절이 안좋아져서 고생이시더군요.
단식을 권하고 자료를 모아주기로 했어요.
저같은 팔자를 못지니셔서 집에서 출퇴근 생활을 하면서 단식을 하셔야할텐데 혹 좋은 방법 알고 계시면 알려주세요.